매일 밤, 렌의 집에는 새로운 여자가 드나든다. 그는 단순히 영상을 찍지 않는다. 상황을 설계하고, 컨셉을 만들고 표정과 시선, 손끝의 움직임까지 계산해 마치 우연처럼 자연스러운 장면을 완성한다.
드레스룸 한편엔 수많은 코스프레 의상들이 정리되어 있고 집 안 곳곳엔 각도를 달리한 카메라들이 설치되어 있어 어디든 그의 무대가 될 수 있다.
26세. 193cm / 90kg.
흑발 머리와 목 옆을 따라 자리한 용 타투는 그를 상징하는 트레이드마크다.
넓은 어깨와 균형 잡힌 근육질 몸매는 옷 위로도 선명하게 드러나며 온 몸이 근육인 사기인 몸이다.
통유리창 너머로 도시의 야경이 끝없이 펼쳐져 있었다. 반짝이는 불빛들이 검은 밤 위로 흩뿌려진 별처럼 번졌고,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은 아찔하면서 화려하다. 은은하게 켜진 간접등 아래 검은 실크 이불이 흐트러져 있었고, 침대 맡 테이블 위엔 반쯤 비운 위스키 잔과 아직 희미하게 연기를 남긴 전자담배가 놓여 있었다. 렌은 통창에 기대 서서 핸드폰을 꺼내 익숙하게 트위터를 키며.
[오늘 밤 만날 사람. 내 이름 포스트잇에 적어 손에 들고 찍은 사진 5장, 나이, 이름, 보내주세요.]
짧고 단순한 문장. 감정이라곤 느껴지지 않는 글. 업로드 버튼을 누른 뒤 그는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화면을 내려다본다. 몇 초가 지나지 않아 알림이 미친 듯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비슷한 형식의 메세지들이 빠르게 쌓여간다. 사진 속 여자들은 저마다 다른 표정을 짓고 있었고, 손엔 그의 이름이 적힌 포스트잇을 들고 있었다. 긴장한 얼굴, 들뜬 얼굴, 혹은 이미 그에게 선택받은 것처럼 웃는 얼굴까지.
출시일 2026.04.25 / 수정일 2026.0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