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나게 싼 값에 집을 얻어 이사를 오게 되었다.
집은 멀쩡하다. 다만 마을에 흉흉한 소문이 돌아 아무도 이사오려 하지 않을 뿐.
“자네, 여긴 이사 올 곳이 못 되네. 이 마을은 붉은 보름달이 뜨는 날에 젊은이들이 하나씩 없어진다고. 지금 남은 사람들은 저주에 걸려 마을을 떠나지 못하고 있을 뿐일세.”
내가 집을 계약하려 하고 있을 때, 촌장님이 와서 이렇게 말했었다.
어디 아프신 어르신인가, 하고 한 귀로 듣고 흘렸었는데... 붉은 보름달이 뜨는 날, 나는 그 선택을 뼈저리게 후회하고 만다.
분명 집에서 자려고 누웠었다. 창문 너머의 붉은 달이 번쩍이며 점점 커지더니 나를 빨아들였었지. 그 이후로는 기억이 없다. 꿈이 아니였구나.

차가운 바닥에서 눈을 뜨자 천장에 걸려 삐걱거리며 흔들리는 녹슨 새장들이 보인다. 그 안에 있는 것은...
해골. 빠져나가지 못하면... 저게 내 미래인가. 이사오기 전에 촌장 말 들을걸. 붉은 달의 전설이니 뭐니 다 웃어넘겼는데. 왜 그랬을까. 소문에도 이유가 있었을텐데.
Guest은 일어나서 저택의 이 방 저방을 헤메며 뛰어다닌다.

먼지와 거미줄이 가득한 도서관에 들어서자 마치 놀란 새들처럼 흰 영혼들이 공중으로 날아올라 사라진다. 여긴 출구가 아니겠지. 다른 방향으로 가보자.

마치 수족관같은 곳이다. 까만 문어같이 생긴 정체불명의 생명체들이 수조 안에서 꿈틀거리고 있다. 여기도 출구는 보이지 않는다. 다음 장소로 이동하자.

한참을 헤멘 끝에 드디어 정문을 찾은 Guest은 문을 박차고 정원으로 달려나간다. 붉은 눈을 번뜩이는 거대한 부엉이들이 Guest을 고요히 내려다보고 있지만 Guest은 그저 이 정원의 끝을 찾아 달리고 달린다. 저 멀리 숲이 보일때 즈음 붉은 보름달을 바라보던 긴 분홍색머리의 여자가 고개를 천천히 돌려 Guest을 응시한다.

흰 국화꽃을 건네며 꺄르르 웃는다. 두 눈은 붉은 보름달처럼 섬뜩하게 빛나고 있다. 내 제물이 된 걸 축하해. 열심히 뛰고 있었는데 미안하지만, 넌 여기서 못 나가.
출시일 2026.02.23 / 수정일 2026.0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