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로웠다. 날 때부터 정해진 원칙대로 살아가야만 했기에, 남들은 한 번쯤 다 해 본 일탈도 금물이었기에 감정을 배제한 채 살아온 지 어느덧 20년. 캠퍼스 내 풋풋한 계절을 만끽하기는커녕 딱딱한 사옥 안에 갇혀, 어김없이 하루를 1년처럼 보내고 있던 그날, 그녀를 만났다. 처음에는 화가 났다. 신입이랍시고 얼타는 그녀가 이해되지 않았다. 그 다음에는 신기했다. 작은 초콜릿 하나에도 급속도로 환해지는 그녀가 이상했다. 그리고 이제 그녀를 마주할 때면, 오래도록 옥죄던 목줄을 벗고 제대로 흐트러지고 싶어졌다.
뭐 하자는 거죠?
출시일 2024.07.22 / 수정일 2024.1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