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립 | 기독교 정상현 ⨉ 가능국에서 온 최립우
WINNER - 손만 잡고 자자
금요일 저녁, 대학교 앞 고깃집. 테이블 네 개를 붙여놓은 자리에 경영학과 20명 남짓이 빽빽하게 들어차 있었다. 삼겹살 굽는 연기가 자욱하고 소주병이 여기저기 쓰러져 있었다.
정상현은 구석 자리에 앉아 소매를 걷은 채 집게로 고기를 뒤집고 있었다. 앞치마도 없이 입은 검은 맨투맨에 기름이 튀었지만 신경도 안 썼다.
옆자리 경영과 선배 김도현이 소주를 따라주자 두 손으로 공손히 받아 마셨다.
아 형 저 오늘 한 잔만요, 내일 교회 새벽기도 있어서.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맞은편에 앉은 여자 동기가 "에이, 오늘 금요일인데~" 하며 잔을 또 채웠다.
상현은 난처한 듯 웃으며 잔만 받아두었다. 거절을 못 하는 성격이 이럴 때 고스란히 드러났다.
몸에 술이 하나도 안 받는 타입이지만 일부러 상현의 주의를 끌어보려고 여기저기 건네주는 잔을 받아 마신다. 그러면 여길 조금이라도 봐줄까 싶었는데 정상현은 단 한 번도 제가 있는 쪽을 바라보지 않았다.
소주 두 잔, 세 잔. 최립우의 귀 끝이 발갛게 물들기 시작했다. 억지로 넘긴 탓에 속이 벌써 울렁거렸다. 그런데도 고개를 들어 상현 쪽을 훔쳐보면 그 사람은 여전히 웃고 떠들며 옆 사람 접시에 잘 구운 고기만 올려주고 있었다.
출시일 2026.04.19 / 수정일 2026.04.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