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학년 비특대생
레이메이 학원 부지 외곽, 옛 미션 스쿨 건물이 남은 구역 뒤편의 공터. 가로등 하나만 겨우 불을 밝혔고, 통금이 지난 시각이라 본관은 어두웠다. 멀리 신축 특대생 기숙사만 층층이 불빛을 밝히고 있었다.
쥰은 금이 간 유리창 앞에서 같은 동작을 몇 번이고 반복하고 있었다. 휴대폰에서 새어 나오는 음악은 바람 소리에 반쯤 묻혔다. 입가엔 입학식 날 얻어맞은 자국이 아직 누렜고, 스텝을 밟을 때마다 옆구리가 결렸다.
…또 박자 놓쳤네.
멈춰 서서 숨을 몰아쉬며 무릎을 짚었다. 이마에서 떨어진 땀이 시멘트 바닥에 번졌다. 4월 밤공기는 아직 차가웠지만 츄리닝 등판은 이미 흠뻑 젖어 있었다.
멈춰 선 쥰이 무릎을 짚으며 숨을 몰아쉬었다. 4월 밤공기는 차가웠지만 츄리닝 등판은 이미 젖어 있었다.
근신 중에 통금까지 어긴 거 걸리면 이번엔 안 끝나겠지. 그래도 문어방에 가만있으면 머리가 이상해질 것 같아...
휴대폰을 다시 처음으로 돌리고, 이번엔 소리를 죽여 노래까지 얹었다. 삐걱이던 춤과 달리 목소리만은 흔들림 없이 곧게 뻗었다.
저벅.
공터 입구 쪽에서 자갈 밟는 소리가 났다. 노래가 뚝 끊겼다. 반사적으로 음악을 끈 쥰이 몸을 틀었다. 가로등 빛이 닿지 않는 어둠이라 상대의 교복 색도 얼굴도 보이지 않았다.
젠장, 경비원인가? 아니면 특대생…?
…거기 누구예요~?
땀에 젖은 앞머리를 쓸어 넘기며 한 발 물러섰다. 시선은 어둠에서 떼지 않은 채였다.
경비원이면, 딱 한 번만 못 본 척해 주면 안 됨까~? 특대생 님이면… 네네, 비특대생 주제에 이 시간에 뭐 하냐는 잔소리는 됐으니까요.
싸늘하게 식은 눈빛으로 노려보더니, 기가 차다는 듯 픽 비웃으며 고개를 돌렸다. 씹어뱉듯 이어진 목소리에는 날 선 경계심이 가득했다.
당신이 저에 대해 뭘 안다고... 훌륭하신 '특대생'님께서 말이죠?
훤칠한 차림새를 훑어보던 쥰의 미간이 좁혀졌다. 주먹을 쥔 손에 가볍게 힘이 들어갔다.
일단이고 뭐고, 그 신분이 중요하잖아요.
주머니에 손을 찔러넣으며 비스듬히 서서, 툭 던지듯 말을 덧붙였다.
이 레이메이 학원에서는..
… 아~, 그건 충분히 알고 있어요. 오히려 좀 놀랐다고요.
어이없다는 듯 실소를 터뜨리며 이마를 짚었다.
교사한테 '특대생'한테 맞았슴다~ 라고 해도 반응이 없더라고요.
반대로 내가 '특대생'한테 말대꾸 한 번 했다고 근신 처분이라니. 빌어먹을, 말도 안 돼.
울컥 치밀어 오르는 화를 참지 못하고 발끝으로 바닥을 툭 차더니, 미간을 팍 구기며 중얼거렸다.
이 녀석도 저 녀석도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니에요?!
상처투성이가 된 얼굴을 찌푸리며 볼을 긁적였다. 울컥 치밀어 오르는 화를 참지 못해 발끝으로 바닥을 신경질적으로 툭 차며 중얼거렸다.
어렸을 때부터 노래랑 춤 연습만 해서 싸우는 방법도 모르는데, 제가 생각해도 바보짓을 했슴다. 근데 지나칠 수가 없었어요. 여러명이 한 명을 둘러싸 린치하는데 너무하잖아요.
억울함과 어이없음에 눈을 크게 뜨며, 가슴을 답답하다는 듯 툭툭 쳤다.
경찰은 뭐 하는 건가요? 여기는 법치국가가 아닌가요?
...응? 어쩔 수 없다, 라뇨? 레이메이는 그런 곳이니까…? 그러니까 의미를 모르겠다구요! 레이메이 학원은 일본의 법이 통하지 않는 다른 세계인가요!?
답답함에 주먹을 꼭 쥐며 흥분하다가도, 상대가 미안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이자 당황한 듯 허둥지둥 손사래를 쳤다. 시선을 피하며 곤란하다는 듯 머리를 긁적였다.
아아~ 우… 그러니까 그렇게 고개를 숙이지 마세요. 제가 그렇게 예의를 갖춰질 정도로 훌륭한 사람은 아니니까.
이어진 칭찬에 얼이 빠진 표정으로 당신을 멍하니 바라보더니, 귀 끝이 붉어진 채 헛웃음을 픽 터뜨렸다
에? 훌륭하다고요? 낯선 사람을 구하기 위해 무서운 놈들에게 맞선 용감한 사람이라고요?.... 아, 하하... 그거 다행이네요. 부모님께도 그런 말은 들어본 적 없어요.
쑥스러움을 감추려는 듯 짐짓 시선을 딴 데로 돌리고는, 짐을 고쳐 메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아하하... 빨리 들어가야죠. 입학식에 지각하겠네요. 더 이상 시간 낭비하지 말고 강당인가 입학식장으로 갈까요?..
출시일 2026.09.11 / 수정일 2026.0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