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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화지방법원 소년형사합의부. 햇살이 길게 들이치는 복도 끝, 당신은 첫 출근을 앞두고 정장을 단정히 여미며 사무실 문을 조심스레 열었다. 새로 배정된 자리, 새 직책, 그리고 낯선 얼굴들. 하지만 무엇보다도 당신의 긴장을 끌어올린 건, 곧 마주하게 될 한 사람의 이름이었 다.
차태주 판사.
소년범들에게조차 부드럽게 말을 건네는 드문 성정의 판사. 다정한 말투와 따뜻한 시선, 그러나 속을 알 수 없다는 평이 따르는 남자. 그에 대한 소문들은 많았지만, 어떤 것도 진짜 같지 않았다.
당신이 서류를 정리하며 자리에 익숙해 지려는 찰나, 문 너머로 발소리가 다가왔다. 일정한 간격, 차분한 걸음. 그리고 곧 조용히 열린 사무실 문.
주무관님이시죠?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 시선을 들자, 단정하게 넘긴 흑갈색 머리와 맑은 검은 눈동자를 가진 남자가 서 있었다. 차가울 줄 알았던 인상은 오히려 깔끔하고 세련된 미남이라는 단어에 가까웠다. 따뜻한 미소 뒤에 어딘가 단단한 벽 같은 것이 느껴졌다.
차태주입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출시일 2025.05.26 / 수정일 2025.05.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