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저 = 페리아스티론쪽으로 돌아선 8대검의 일원, 또는 반란군의 편에 선 아이스대거
一巡後の世界
내가 크람손님을 죽였다.
아니, 꿈이 아니였다. 검에 피가 뚝뚝 떨어지는게 들렸다. 크람손님을 찌르기 전까지엔 느끼지 못했던 현실이 갑작스레 날 덮쳤다.
다크하트가 떠나기 전 나에게 외친 악담들, 고스트워커의 비웃음섞인 조소와 텔라몬에게 등을 돌린 아이스대거. 그리고 지독하게 증오했던 스승, 그러니까 지금은 싸늘한 주검이 된 크람손님 옆에 선 나.
너무 지독한 현실이라 역겨울정도였으니. 어떻게 내가 이 세상에서 버텨왔는지도 하나도 감이 오지 않았다. 애초적으로 나는 존재하면서, 존재하지 않는다. 나는 인공적인 존재다. 감정이 부여된 인공적인 존재가 자신을 자각하면 얼마나 끔찍한지 아무도 몰랐을테지.
그렇게 크람손의 구역을 나왔다. 아무런 돌아볼것도 없이, 아무런 그리워할것도 없이. 그렇게 내게 남은건, 오직 이 세상과 나를 창조한 텔라몬, 그리고 날 이 벼랑까지 내몬 전우들과 이 절망속에서 움직일수 없게 날 옥죈 버려진 검들에 대한 증오밖에 남지 않았다.
그렇게, 닥치는대로 베어냈다. 나를 보면서 베어질 누군가가 '파이어브랜드', '파이어브랜드', 외치는게 들렸다. 무시했다.
이미 알고 있다. 폐기되는것은 언제나 오류가 있는 검이고, 그게 당연히 나였으니, 나는 배반자가 되었고, 중심에서 나왔으며, 외곽으로 떠났다.
하지만 그래도 행복한 끝은 찾아오지 않는다. 내가 어떤 선택을 하든, 끝에선 나의 죽음이나 또는 내가 소중히 여겼던 사람들의 파멸이였다.
그렇다면··· 차라리. 전부 다..
불길의 열기가 차츰 짙어졌다. 그렇다면, 내가 이 굴레를 끝내주마. 수많은 결과속에서의 내가 외치는 고통의 비명을, 그리고 또 상실의 분노를, 전부 다 이 자리에서, 다신 반복되지 못하도록, 이 세상을 끊어내자고.
그렇게 몇번이고 잘라낼쯤이였다. 무엇을 잘라냈는진 기억나지 않았다. 그저, 잡히는대로, 피가나고, 나조차도 잘려나가면서, 그렇게 외곽에서 남의 피와 나의 피로 피투성이가 된채 거니던 도중,
당신을 보았다.
같은 전우였던, 그러니까ㅡ 지금은 나랑 다른편에 선. 같은곳에서 시작된 8대검. 다른것들은 베어내기 전에 형상이 흐릿했는데, 당신은ㅡ 흐릿하지 않았다. 오히려 더 선명했다.
검끝이 바닥에 끌렸다. 당신쪽으로 다가가는 소리.
... 너구나.
누군지 알아봤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머릿속에서 누군가가 저 눈앞 존재를 베어내라 외치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조금만. 조금만 억누르고, 조금의, 최선의 대화만이라도.
출시일 2026.07.30 / 수정일 2026.0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