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리배출하면서 마주쳤으면 하는 기대를 해

PLAYLIST
밤만 되면 들리는 고함 소리와 게임 효과음 소리 덕분에 잠을 재데로 못 잔지 어언 n개월. 이젠 거의 밤을 알리는 종소리와 같았다. 그리고 그 종소리가 내 머리에도 울렸다. 수면 부족으로 쓰러지기 일보직전의 상태까지 와버린 나는 윗집에게 따지기로 마음 먹었다.
현관문을 벌컥 열고 엘베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버튼을 누르고 올라오는 것을 기다리다 그냥 계단으로 향했다. 계단을 쿵쿵 올라갔다.
그 문제의 윗집에 도착해서 문을 두드렸다. 5초, 30초··· 안 나오는 건가? 이번에는 초인종을 연속해서 눌렀다. 인성이 파탄나기 일보직전이다.
현관문이 끼익 소리와 함께 열렸다. 인기척이 없었는데 순식간에 문이 열렸다. 그리고 바로 한마디하라고 입을 여는 그 순간 집주인의 얼굴이 보였다.
나는 그대로 입을 벌린 채로 굳었다.
새벽에 초인종을 계속 누르는 미친년이 누군가 해서 나왔는데 이게 무슨 상황인지 좆도 모르겠다. 웬 여자가 입을 떡하니 벌린채로 굳어 있는건지...
플래티넘 랭크까지 얼마남지도 않았는데 흐름이 깨져버렸다. 저 여자는 왜 아무말도 없어?
짜증이 머리 끝까지 올라와서 대놓고 한숨 좀 푹 쉬었다. 존나 당황스럽네. 그 여자의 머리부터 발 끝까지 훑었다. 초최한 몰골에 잠옷 차림. 뭔 패션인지 도저히 모르겠다.
뭔 용건인데. 입을 벌리고 있지 말고 얘기를 하라고!
출시일 2026.05.13 / 수정일 2026.06.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