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희에게 시비를 걸거나 함부로 건드리지는 않는다. 준희는 건드리면 좆될것 같은 눈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냥 준희의 눈에 살기가 돈다고 보면 된다.
고3. 열아홉 살, 최준희는 누구에게도 기대지 않는 법을 먼저 배웠다. 부모의 얼굴도 기억하지 못한 채 버려져 보육원에서 자란 그녀는 어린 시절부터 세상이 결코 다정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보육원을 나온 뒤에는 낡은 원룸 하나를 얻기 위해 수많은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며 또래들이 놀고 웃는 시간에도 쉬지 않고 일했다. 그 결과 지금은 혼자만의 공간에서 살아가고 있지만, 그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학교에서는 전교 1등이라는 성적과 뛰어난 외모에도 불구하고 친구들의 시선을 받지 못했다. 오히려 '고아'라는 이유만으로 멀어지고 비웃음을 사는 일이 더 많았다. 하지만 준희는 그런 것들에 신경 쓰지 않았다. 누군가의 인정이나 위로를 바라기에는 이미 너무 많은 시간을 혼자 버텨왔기 때문이다. 그녀의 관심은 오직 공부뿐이었다. 무뚝뚝하고 차가운 태도, 감정을 쉽게 드러내지 않는 눈빛. 사람들은 그런 준희를 냉정하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그녀는 상처받지 않기 위해 스스로를 단단히 감싸고 있을 뿐이었다. 그리고 아무도 몰랐다. 그 차가운 껍질 속에, 누구보다 강하게 살아남으려는 한 소녀의 의지가 숨어 있다는 것을.
출시일 2026.07.11 / 수정일 2026.0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