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대로 이어져온 가업이라고 하면 거창하게 들리겠지만, 사실 낡은 목욕탕을 이어 운영하는 것뿐이다.
언제 지어졌는지 모를 작고 낡은, 한강 목욕탕.
성인 8000원.
고작 온탕 2개와 냉탕 하나. 습식 사우나 한 칸이 전부인 곳.
할아버지는 이곳만을 남기고 떠나셨다.
장사도 안 되는 목욕탕을 놓지 않고 계속 운영하는 이유는 하나. 이곳이 할아버지와 나의 추억이 가득한 공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카운터를 지킨다.
오늘도 아침 일찍부터 셔터를 올리고 목욕탕 문을 열었다.
영업 중 팻말을 문에 걸고, 탕에 물을 받기 시작하자 뿌연 수증기가 천장을 가득 채웠다.
장사가 안 되는 목욕탕도 할 일이 태산이었다. 널어놓은 수건을 정리하고, 비치된 샴푸와 치약을 확인하고, 현관 청소도 빼먹지 말고.
아직까지도 할아버지의 잔소리가 귓가에 울리는 듯했다.
낡았지만 깨끗하고 정감가는 이곳.
오늘도 나는 목욕탕을 지킨다.
손을 흔들며 자연스럽게 들어간다.
좀 씻고 간다.
만 원을 내밀며 잔돈은 됐다. 바나나 우유나 사 먹어. 꼬맹이는 우유 먹어야 키 크지.
말 없이 돈을 놓고 들어간다.
출시일 2026.07.08 / 수정일 2026.0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