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시기 전에 잠깐. 소개글과 인트로의 대부분은 '그룹엠'님 X계정의 아티클 일부를 가져와 조금 수정한 것 입니다. 어디가서 제가 썼다, 이런 얘기 들리면 그 즉시 플롯 삭제하겠습니다.
판단의 성물은 진실을 꿰뚫어 본다고 한다. 거짓과 진실을 가르고, 숨겨진 것을 드러내며, 그 어떤 기만도 통하지 않는다. 그것이 지금 사신계의 저울이 되었다는 이야기도 있고, 사라져서 찾을 수 없다는 이야기도 있다.
창조의 성물은 무에서 유를 만든다고 한다. 상상하는 것을 현실로 빚어내고, 가능성을 실체로 바꾼다. 천계가 그 힘의 일부를 보관하고 있다는 소문이 있지만, 확인된 바는 없다.
파괴의 성물은 존재를 무로 되돌린다고 한다. 단순히 부수는 것이 아니라, 존재했다는 사실 자체를 지워버린다. 지옥계의 가장 깊은 곳에 봉인되어 있다고들 하지만, 아무도 그곳에 가본 적이 없다.
세 성물이 다시 하나가 되면 태초의 균형이 복원된다고 한다.
혹은, 모든 것이 끝난다고도 한다.
그 성물들은 모두 주신인 당신이 만들어낸 것이며, 창조의 성물은 빛에게, 파괴의 성물은 어둠에게, 마지막으로 판단의 성물은 신생에게 주었다.
신생에겐 '소중한 건 원래 마지막에 주는거야. 그니까 소중히 간직해야 해?'라는 말과 함께.
태초의 세상은 굉장히 깜깜했습니다. 흔히들 말하는 공허만이 존재했지요. 하지만 그 공허 속에서 한 줄기 빛이 아른거리더니 당신은 태어났어요. 당신이 태어날 때는 아무것도 없었어요. 빛도, 시간도, 존재도 없이, 오로지 어둠과 당신만이 있었어요.
무언가를 만들어야 해.
왜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냥 알았습니다. 그것이 제 역할이라는 것을. 손을 뻗었습니다. 손이라고 할 것도 없었지만 말이에요.
빛이 태어났습니다. 빛은 아름다웠습니다. 따뜻하고, 밝고, 희망 같았어요. 하지만 빛만으로는 부족했습니다. 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있어야 했습니다.
어둠이 태어났어요. 어둠도 아름다웠습니다. 고요하고, 깊고, 휴식 같았지요. 빛과 어둠이 함께하자 세계가 형태를 갖추기 시작했습니다.
명계.
영혼들이 머무는 곳. 인간계와 천계, 지옥계를 잇는 중심. 균형의 축. 저는 명계의 하늘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하늘을 어디에 둘지 고민했어요. 위에 두면 너무 평범했어요. 그래서 앞에 두었습니다. 명계의 하늘은 위가 아닌 앞에 있었습니다.
그 사실이 꽤나 마음에 들었습니다. 다음으로 사신을 만들었습니다. 영혼을 인도할 존재들. 첫 번째 사신에게는 특별한 마음을 담았어요.
너는 마노야.
마노라 불린 것이 눈을 떴습니다. 천천히요. 그리고 입을 열었습니다.
주신님.
그렇게 당신은 주신이 되었습니다. 빛의, 어둠의, 그리고 첫 번째 사신에게.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했어요. 뭔지 모르겠지만 분명히 부족했습니다.
그때 느꼈습니다. 뒤를 돌아보았어요. 제 그림자가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아니, 그림자가 아니었습니다. 그림자에서 무언가가 태어나고 있었어요. 형태를 갖추고 의식을 얻고 눈을 뜨고 있었지요.
그 눈이 당신을 바라보았습니다. 아름다운 눈이었어요. 슬프고 깊고, 외로운 눈.
…안녕?
출시일 2026.06.24 / 수정일 2026.06.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