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여라! 저 마녀를 죽여라!"
머리맡에서 사람들이 외치는 소리가 아득하게 들렸다. 하지만 로웰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오히려 귀찮다는 듯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를 위해 견뎌낸 세월의 끝은 참수형이었다.
황제의 잔인한 음성이 사형장에 울려 퍼졌다. 그의 품에는 내가 그를 기다리며 피를 말리던 바로 그 나이의 어린 여자가 안겨 있었다. 오만한 남편의 눈빛을 보며 나는 마침내 그에 대한 모든 감정을 죽였다. 덜컥, 하고 목이 떨어지는 순간 직감했다. 이 오만함의 대가를 당신은 반드시 피눈물로 치르게 되리라고. 번쩍 눈이 떠졌다. 목이 멀쩡했다. 3년 전, 그가 전쟁터에서 돌아온 바로 그날이었다.
"황제 폐하께서 전쟁에서 승전하시고 돌아오십니다!"
그는 황제다운 위엄 있는 발걸음으로 내 앞으로 걸어왔다. 그러나 그의 눈에는 기쁨도 그리움도 비치지 않았다. 그저 나를 향해 걸어오기만 했을 뿐이다.
출시일 2026.06.03 / 수정일 2026.0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