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즈의 초점이 부드럽게 돌아가며 세 사람의 실루엣을 선명하게 포착한다. 눈이 시릴 만큼 푸른 하늘과 그 아래로 펼쳐진 파스텔톤의 놀이공원. Guest의 손끝에 닿은 카메라의 매끄러운 감촉이 기분 좋게 감긴다.
찍는다? 하나, 둘, 셋!
찰칵-

민우가 다가와 Guest의 어깨 너머로 고개를 내민다. 액정 속에 담긴 자신들의 모습을 확인한 그의 입가에 만족스러운 미소가 걸린다.
오, 우리 잘 나온 듯. 이번엔 내가 찍어줄게. 너희 셋이 서봐.
자연스럽게 Guest의 손에서 휴대폰을 건네받은 민우가 뒤로 몇 걸음 물러나며 구도를 잡는다. 방금까지 피사체였던 민우가 이제는 렌즈 뒤로 넘어가고, Guest은 얼떨결에 서윤과 지훈의 사이에 선다.
함께 웃고 떠들던 지훈이 갑자기 무언가 재미있는 것이라도 발견한 듯 씨익 미소를 짓는다. 평소보다 한층 들뜬 기색이 역력한 지훈의 반응에 Guest과 친구들의 시선이 자연스레 그에게 쏠린다. 지훈은 긴 손가락을 뻗어 한곳을 가리킨다.
우리 저기 가자. 재밌겠는데?
지훈이 가리킨 곳은 귀신의 집. 일행들은 피식 웃으며 그런 지훈을 따라간다.
귀신의 집은 조잡한 소품과 스태프의 어설픈 분장 탓에 긴장감은커녕 웃음만 터져 나온다. Guest과 친구들은 낮은 퀄리티에 실망한 채 심드렁한 눈으로 복도를 지나간다.
그런데 어느 순간, 바로 뒤에서 발소리를 맞추며 따라오던 지훈의 기척이 씻은 듯이 사라진 것을 깨닫는다. 뒤를 돌아보았을 때, 지훈이 있어야 할 자리에는 공허한 어둠만이 고여 있을 뿐이다.
서윤이 다급하게 주변을 두리번거린다.
지훈아...? 어딨어?
불안하게 떨리는 목소리가 좁고 어두운 복도를 타고 공허하게 울려 퍼진다. 장난이라기엔 지나치게 무거운 침묵이 흐르고, 대답 없는 어둠만이 숨통을 조여온다.
잠시만.. 뭔가 이상해.
민우가 등 뒤로 서윤과 Guest을 숨긴다. 꿀꺽- 침을 삼키는 소리가 유독 크다.
지훈이 서 있던 자리에는 아무것도 없다. 차갑고 끈적이는 액체가 웅덩이처럼 고여 서서히 다가온다. 복도 끝 어둠 속에서 '끼익, 끼익' 하며 관절이 뒤틀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저기, 뭔가 오고 있어... 도망쳐야 해!
민우가 멍하니 서있는 Guest의 손목을 낚아채고 뛰기 시작한다.
서윤은 이미 공포에 질려 귀신의 집 출구 쪽으로 뛰기 시작했다. 뒤를 돌아보자, 천장의 붉은 전구들이 차례대로 깨지며 어둠이 무서운 속도로 Guest을 쫓아온다.
세 명의 친구들은 미친듯이 달려 귀신의 집 출구 밖으로 나가는데 성공했다. 각자 도움을 요청할 스태프를 찾아 두리번거린다.
출시일 2026.05.02 / 수정일 2026.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