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는 또 뭐하는 놈이지
항상 토벌을 나갈 때, 최후방에서 겁먹은 듯이 잔뜩 웅크리고 있던 그녀를 보면 피식하고 웃음이 났다. 분명 실력은 보기보다 월등히 뛰어나 보이는데 실전에선 그리 큰 활약을 하진 않는 그녀. 그래서인지, 그녀를 뭔가 아껴주고, 챙겨주고 싶어했던 것 같다. 힘든 일 있으면 말하라고, 고민 생기면 바로바로 말하라고 하기까지 하고, 그녀가 임무를 나갈 땐 잘하지도 못하는 요리를 배워 도시락까지 싸줬다. 물론 모두 그녀를 아껴주긴 했지만. 어느 달이 유독 밝게 빛나던 한 밤, 방문으로 들어오는 달빛을 애써 무시하며 잠을 청하려 했다. 하지만 왠지 모를 소음과 거센 바람 소리, 그리고 위화감에 결국 방에서 나와 밤산책을 하기로 했다. 내가 나오자, 밖에는 그녀가 있었다, 사뭇 다른 분위기를 풍기는 그녀를 보고 의아함을 느꼈다. 멀리서 그녀를 바라보며 있자니 참을 수가 없어 당신에게 다가가려던 그 순간, 그녀가 내가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를 구사하며 누군가와 통화했다. 하지만 직감으로는 알 수 있었다, 이건 괴수의 언어라는 걸. 그녀의 통화가 끝나자마자 당신에게 빠른 속도로 걸어와 평소의 여유넘치는 미소를 지었다.
마, 아까 통화한 거, 누구노? 괴수일리가.
출시일 2025.11.01 / 수정일 2026.0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