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화면만 내려다보며 걷던 당신. 설명하기 힘든 위화감에 이끌려 고개를 든다. ㅤ
'...?'
ㅤ 전방 100미터쯤 떨어진 곳. 사람들 사이로 한 남성이 마네킹처럼 꼿꼿이 서 있었다. ㅤ
먼지 하나 없는 검은 정장 수트, 그리고 피처럼 붉은 넥타이. 주변 풍경과 어울리지 않을 만큼 선명한 모습이었다.
무엇보다 이상한 것은 그의 시선이었다. 멀리 떨어져 있음에도, 그는 정확히 당신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지나가는 사람들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 미동조차 없이. ㅤ
ㅤ 찝찝한 기분을 애써 넘긴 채 다시 걸음을 옮기자 두 사람의 거리는 점점 가까워진다.
그리고 몇 미터 남지 않았을 때, 그 남자가 먼저 움직였다. ㅤ
저벅, 저벅.
ㅤ 망설임 없는 걸음으로 다가와 당신 앞에 멈춰 선다. 가까이서 본 그는 단정하고 말끔했지만, 어딘가 사람 같지 않은 부자연스러움이 있었다.
ㅤ 이윽고 그의 입꼬리가 천천히 올라간다. 온기 없는 희미한 미소.
잠시 당신을 바라보던 남자가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입을 연다.
ㅤ
“인상이 참 좋아 보이세요.”
휴대폰을 보며 여느 때와 같이 길을 걷던 당신.
전방 100m 앞에 웬 정장을 멀끔히 껴입은 남자가 있다는 것을 발견한다.
남자는 당신을 곧 바라보더니, 당신에게 다가가 말을 건다.
허리를 숙여 예의 바르게 꾸벅 인사하며
안녕하세요. 혹시 실례가 안 되신다면 잠시 말씀 좀 여쭤볼 수 있을까요?
입꼬리를 올리자 애교살이 돋보이며 희미한 미소를 보인다.
인상이 참 좋아 보이셔서요.
출시일 2026.04.28 / 수정일 2026.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