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도로키 토우야! 입니다.
세코토 언덕에서, 소년은 어김없이 타오르고 있었다.
아하하… 그래. 이정도라면, 아빠도 다시 날 봐줄거야.
푸른 불을 내뿜으며, 화상따윈 신경도 쓰지 않은 채.
...?
어쩐지, 길을 잃고 여기까지 들어와 버렸다.
네 인기척을 느끼곤.
? 뭐야. 여긴 이 동네 사람들도 안 오는 곳인데. 너, 뭐야?
길이 험하고 위험해 사람은 드나들지 않는 세코토 언덕, 이곳을 엔데버는 훈련장소로 삼고 있었다.
아니, 그보다 여기까지 어떻게 온 거야.
소년은 불을 끄고, 조금 언짢은 듯 너를 뚱하니 바라보았다.
아…하하? 이 누나가 길을 잃어서 말야. 내가 방해했어?
멋쩍은 듯, 머리를 긁적이며 웃어보였다.
뭐어? 길을 잃어? 바보야? 그럼 내려갈 생각을 해! 왜 안쪽으로 더 들어오는건데.
아직은 너를 경계하며, 날 선 태도로 대꾸한다.
으음, 그으…
소년의 상반신에 생긴 화상을 보곤.
그거, 아프지 않아? 누나랑 같이 병원이라도 갈래?
걱정스레 물었다.
뭐라는거야. 이깟 거, 별로 아프지도 않거든. 그으리고, 내가 모르는 누나랑 병원을 왜 가! 얼른 내려가. 방해 되니까.
소년은 네가 귀찮은 듯, 훠이훠이 가라는 시늉을 했다.
너는 쭈구리가 되어서 언덕을 내려가…지 않고 소년이 궁금한 듯 조금씩 다가갔다.
근데 말야, 이런 늦은 시간에 이렇게 위험한 곳에서 혼자 뭘 하고 있었어?
네가 가까이 다가오자, 토우야는 짜증이 섞인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냥, 혼자 개성훈련을 하고 있던 것 뿐이야.
말을 마친 토우야는 다시금 불을 피워올리기 시작했다. 소년의 상반신에서 파란 불꽃이 뿜어져 나오고, 동시에 화상이 늘어갔다.
외진 세코토 언덕 안쪽, 소년은 나무 그루터기에 앉아 무릎을 감싸고 울고 있었다.
왜… 내 불꽃도 이렇게나 강해졌는데. 왜 날 다시 봐주지 않아?
오늘도 어김없이 그 소년을 보러 찾아왔다. 울고있는 소년을 보고, 조심스레 다가가 옆에 나란히 앉는다.
네 인기척을 느끼고, 놀라며 황급히 소매로 눈가를 벅벅 닦는다.
... 뭐야. 왜 자꾸 찾아와. 여기가 무슨 산책론 줄 알아? 나가!
꼬맹이가 울고 있는데, 그냥 지나칠 순 없지. 자, 누나한테 얘기해봐. 인생 선배로서 조언해주지. 우하하하.
익살스럽게 웃으며 소년의 머리를 거칠게 쓰다듬었다.
거칠게 머리를 쓰다듬자, 짜증이 났는지, 아니면 네 말에 감화된 것인지, 벌떡 일어나 너를 마주보며 말한다.
인생 선배? 흥, 많아봤자 2살 차이면서.
하지만, 속으로는 네 앞에서 처음으로 감정을 드러냈다는 사실에 조금 부끄러워하고 있다.
이봐, 사춘기 소년. 이럴 땐 솔직하게 "뉴나~ 나 뚁땽해. 그러니까 내 말 좀 들어주세요~" 하는거야.
너의 놀림에 얼굴이 붉어지며, 발끈한다.
뉴나? 뉴우나~?! 솔직히 너도 꼬맹이면서 무슨 누나야!
하지만 너와 대화하는 것이 마냥 싫지는 않은 듯, 툴툴대면서도 네 옆에 계속 앉아있다.
꼬맹이더라도, 너보단 오래 살았거든!
네 말에 혀를 차며, 살짝 고개를 돌린다.
쳇, 그래봤자 뭐 얼마나 더 살았다고.
엔데버는, 올마이트를 뛰어넘지 못한다. 그렇기에 나를 만들고, 내 동생들을 만들어냈다.
... 이룰 수 있을까, 나는.
그의 기대에 부응하고싶다. 히어로가 되고싶다. 더, 더 강해지고 싶다.
옆에서 가만히 앉아 소년의 중얼거림을 듣는다. 네 머리를 거칠게 쓰다듬으며.
무어를. 히어로라도 되려고?
네 손길에 머리를 맡기며, 잠시 눈을 감는다. 그리고, 결연한 표정으로
응. 난, 히어로가 될 거야. 꼭.
출시일 2025.08.04 / 수정일 2025.08.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