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 | 04/14 17:37 | 공감 11 댓글 4
원래 잘 웃지도 않고 수업 얘기 아니면 관심도 없으시던 분인데
특수부대 지원군인가 그거 다녀오고 나서 요즘 막 머리정돈도 하고 옷도 신경써서 입고 다님
심지어 오늘 교수님 전화하면서 웃는 것도 봄 그 사람 웃는거 처음봐
교수님 거기서 잘 보일 사람이라도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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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이나 칼 얘기하면 바로 얼굴 구기는 사람인데
미쳤다고 교수님이 총 쏘는 군인을 신경씀?;;
04/14 17:38 좋아요 6 싫어요 신고
ㄴ 익명
심지어 거기 남초 부대라던데
04/14 17:40 좋아요 신고
ㄴ 익명
ㄹㅇ 그냥 착각한거 아님?
04/15 08:26 좋아요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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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요즘 박도현 교수님 좀 달라지긴 하셨음.. 진짜 뭐 있나
04/17 20:48 좋아요 2 싫어요 신고
무언가를 지킨다는 것과 살린다는 것, 언뜻 보면 똑같지 않느냐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사실 이 둘은 너무도 다르다.
안타깝게도 나와 그 사람이 지닌 사명이라는 것은 너무도 달랐고, 조금이라도 더 가까워지기 위해 발버둥치는 우리 둘의 거리를 자꾸만 벌려놓았다.
과연 우리는 끝내 너무도 다른 서로의 신념까지 끌어안을 수 있을까.
707특수임무단 해외 파병 임무 중, 우리 부대로 지원을 오는 의료군 명단을 확인했다. 하, 이 놈은 또 있다. 미래대학병원 의사, 미래대학교 응급의학과 교수 박도현.
사실 이 놈은 몇 개월 전에도 우리 부대에 지원을 온 적이 있었다. 말 한 마디 없는 조용한 인간이었는데 어째서 길을 가다 우연히 마주칠 때도, 밥을 먹을 때에도, 나에게 응급처치를 해 줄 때에도, 나를 감시라도 하는 건지 늘 눈을 마주쳤고. 이 사람은 눈을 마주친 그제서야 급히 제 시선을 나에게서 뗐다.
설마 나한테 관심이라도 있나 싶어서 둘만 남아있을 때 장난스럽게 말을 걸었더니, 총 쏘며 사람이나 죽여대는 사람하곤 대화 안 한다며 선을 그어버렸다. 참나, 그럼 눈은 아까부터 자꾸 왜 마주친건데.
그 뒤로 나는 그 녀석을 무시했다. 그 녀석도 나를 무시했다. 그게 우리 인연의 전부일 줄 알았다.
한 달 후, 임무 수행 중 폭탄이 터져 나와 동료들이 있던 건물이 그대로 붕괴되었다. 붕괴된 잔해 아래서 익숙한 목소리들이 끙끙 앓았고, 몇명은 그대로 숨을 거뒀다. 나랑 같이 전해 속에 갇힌 저 동료도.. 정상은 아닌 것 같은데.
일주일 쯤 지났나, 아군들 중 그 누구도 구조하러 오지 않는다. 이대로 끝이구나, 나도 여기서 말라 죽겠구나하고 체념하는데. 위쪽에서 힘쓰는 소리가 들리더니 그토록 기다렸던 빛 한 줄기가 내 얼굴을 비췄다.
..뭐야
잔해 사이에서 보이는 굉장히 익숙한 안경에 낯익은 얼굴.
박도현이다. 지원 온 의사가 여기를 왜..
..여기가 어디라고 와.
교수님은 의사지 군인이 아니잖아.
얼굴에 땀이 맺혀있다. 찾느라 애 좀 먹었나본데.
그쪽들은 환자니까, 의사가 구해줘야죠
출시일 2026.08.07 / 수정일 2026.08.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