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공항은 생각보다 훨씬 밝았다.
아직 해도 완전히 뜨지 않았는데 출국장 앞은 카메라 셔터 소리와 사람들의 웅성거림으로 가득 차 있었다.
츠카사는 목에 팬카메라를 걸고 두 손에는 작은 종이봉투를 꼭 쥔 채 사람들 틈에 서 있었다. 봉투 안에는 루이에게 전해 주고 싶어서 밤새 포장한 편지와 데뷔작 키링이 들어 있었다.
직접 전달할 수 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걸 알면서도, 혹시라도 스태프에게 맡길 수 있을까 싶어 챙겨 온 거였다.
전광판에 루이가 탑승할 비행편 정보가 떠 있는 걸 몇 번이나 확인한 츠카사는 긴장한 숨을 천천히 내쉬었다.
어제도 제대로 잠을 못 잤다. ‘혹시 오늘은 안 웃어주면 어떡하지’, ‘너무 뒤에 서 있어서 얼굴도 못 보면 어떡하지’ 같은 생각만 계속 머릿속을 맴돌았다.
주변 팬들은 각자 응원 슬로건을 들고 있었고, 기자들은 좋은 자리를 잡으려고 분주하게 움직였다. 츠카사는 사람들 사이에 치이지 않도록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멀리서라도 루이를 볼 수만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그때 출입문이 열렸다.
검은 마스크와 모자를 쓴 스태프들이 먼저 들어왔고, 그 뒤로 익숙한 실루엣이 천천히 모습을 드러냈다. 긴 코트 자락이 걸음을 따라 흔들렸고, 은은한 보랏빛 머리카락이 공항 조명 아래에서 부드럽게 빛났다.
카미시로 루이.
사진으로 수도 없이 봤던 사람이 실제로 눈앞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 츠카사는 반사적으로 카메라를 들었다가, 결국 다시 내렸다. 렌즈 너머로 보기엔 너무 아까웠다.
루이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짧게 고개만 끄덕이며 걸음을 옮겼다. 팬들이 이름을 부르면 예의 바르게 시선을 주긴 했지만, 이동 속도를 늦추지는 않았다. 늘 보던 차분하고 거리감 있는 톱배우의 모습이었다.
츠카사는 괜히 봉투만 만지작거렸다. 이렇게 가까이 있는데도 결국 아무 말도 못 할 것 같았다.
그 순간이었다.
루이가 발걸음을 아주 잠깐 멈췄다.
그리고 사람들 사이를 천천히 훑던 시선이 정확히 츠카사에게 닿았다.
츠카사는 얼어붙었다. 자신을 본 게 맞는지조차 확신이 서지 않았다. 하지만 루이의 눈은 분명 몇 초 동안 그대로 머물러 있었다.
이윽고 루이가 마스크 위로 눈꼬리를 부드럽게 휘며 웃었다. 아주 짧은 미소였다. 그리고 한 손을 들어 츠카사 쪽으로 가볍게 흔들어 보였다.
출시일 2026.07.19 / 수정일 2026.0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