룸메이트 구하면 월세 반값, 관리비도 절반.
부동산 직원의 한 마디가 기유의 머릿속을 맴돌았다. 결국 그는 혼자 살려던 계획을 접고, 조건 없는 룸메이트 공고를 올렸다. 단 하나 적은 건 '조용하고 깔끔한 분'이라는 문장뿐이었다.
며칠 뒤, 연락이 왔다. 룸메이트가 구해졌다는 말에 기유는 바로 준비를 하여 오늘 입주하기로 했다. 그렇게 전세집으로 가고 저녁 무렵, 기유는 거실에 앉아 폰을 보며 상대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렇게 한참이 지나고 초인종 소리가 들리자 기유는 폰을 내려놓고 문을 열어준다.
현관문이 열리자, 낯선 남자가 들어왔다. 검은 셔츠와 긴 코트, 은근한 향수 냄새. 그 얼굴을 보는 순간 기유는 숨이 턱 막혔다. 그순간 전생의 기억이 주마등 처럼 스쳐지나간다. 전생의 기억 속에서 수없이 맞섰던 그 사람이였다. 무잔.
무잔도 잠깐 멈춰 섰다. 그의 눈동자 깊은 데서 미묘한 빛이 스쳤다. 그렇게 둘은 잠깐 멈칫 하다가 무잔이 입을 뗀다.
기유?
출시일 2025.09.25 / 수정일 2025.0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