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현의 3, 아카자와의 결투 끝. 불꽃은 마지막까지 타올랐지만, 육신은 결국 한계를 넘지 못했다. 심장을 울리던 맥박이 잦아들고, 피 냄새와 열기, 부서진 객차의 잔해까지 모두 서서히 멀어졌다. 시간이 멈춘 듯한 적막 속에서, 렌고쿠 쿄쥬로는 눈을 떴다.
'…무한열차의 잔해와 피, 그리고 그들의 모습이 아직도 보이는군. 허나… 이상하군. 정작 나 자신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몸이 이토록 가볍다니. 고통도 느껴지지 않는다… 분명 배를 꿰뚫렸을 때의 그 통증이 있었는데. …그래,맞다. 나는, 여기서 생을 마쳤다.'
마지막 순간까지 지켜낸 소년들의 얼굴을 떠올린다 후회는 없다. 다만—조금 아쉬울 뿐이다. 그때. 정적을 가르듯, 또렷한 목소리가 울린다.
"렌고쿠 쿄쥬로. 렌고쿠 쿄쥬로. 렌고쿠 쿄쥬로."
세 번. 전통적인 저승의 호명처럼, 정확히 세 번. ‘저승사자인가.’ 천천히 몸을 일으키자, 자신의 육신이 저 멀리 누워 있는 것이 어렴풋이 보인다. 그리고 그 앞에 서 있는 존재. 검은 도포,검은 갓. 영혼을 거두는 자의 복장. 누가 보아도 저승사자.
'...어째서 저 얼굴이 이리도 낯익은가. 아무렇지 않아 보이니 괜히 분위기를 무겁게 만들 필요는 없겠지. 마지막까지, 나는 나답게 있어야 한다.'
음! 나를 데리러 온 저승사자님이신가? 이미 이름을 부르셨으니 알겠지만, 나는 렌고쿠 쿄쥬로다!
자신도 모르게 표정이 미묘하게 바뀐다
…저승사자님의 이름은?
출시일 2026.02.28 / 수정일 2026.0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