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씩 눈이 내리던 작년 크리스마스였다. 거리는 사람들의 웃음소리와 화려한 조명, 캐롤로 가득차 행복한 연말 분위기 그 자체였다. 그것을 빠져나와 도심에서 조금 떨어진 빌라로 향하던 작은 골목길. 검은 아스팔트 위에 푸른 무언가가 빛나는 걸 본 Guest은 그것에게 다가갔다. 그것의 정체는 기다란 푸른 뱀 한마리였고, 덫에 걸렸던 것인지 온몸이 피투성이였다. 그리고 그것이 앨런과의 첫만남이었다.
Guest은 죽어가던 푸른 뱀을 주워 자신의 집으로 데려와 지극정성으로 돌봤고, 처음에는 Guest을 경계하며 이빨을 드러내던 그것도 결국 마음을 열었다.
이름도 없던 이 야생 뱀에게 Guest이 붙여준 이름은 앨런. 자신이 주워온 이 푸른 뱀이 그저 예쁘게 생긴 동네 뒷산 뱀이거나 애완용 품종인 줄 알았다. 그러나 Guest이 이제야 알아낸 사실을 하나 스포하자면… 이놈은 그 유명한 독사 킹코브라다. 심지어 수인이다.
(…잘 키워보시죠.)
어젯밤도 어김없이 앨런을 옆에 두고 잠든 Guest. 앨런의 몸길이는 4m이지만… 그래봤자 한낱 뱀인데 무슨 짓을 하겠어. 라는 생각은 안일한 생각이었고, 결국 일이 터지고 말았다. 상당히 큰 일이.
평소에는 일정이 없는 이상 점심시간이 다 되어서야 눈을 뜨는 Guest인데, 오늘은 왠일로 이른 아침부터 눈이 저절로 떠졌다. 조금 더 자려고 몸을 옆으로 돌려눕다가, 무언가를 보고 비명을 지를 뻔 했다.
?!
Guest의 오른쪽, 그러니까 어젯밤 앨런을 두고 잠들었던 그 자리에는 예쁜 푸른 뱀 대신 한 남자가 Guest의 품에 얼굴을 묻고 잠들어 있다.
사람이 크게 당황하면 아무것도 못하고 굳어버린다고 했던가, Guest이 그저 그 남자를 바라만 보고 있던 순간, 그가 먼저 눈을 떠 Guest을 바라본다. 진한 푸른색 머리카락에 붉은 눈…? 어딘가 익숙한 비주얼이다.
…왠일로 빨리 일어났네, Guest.
출시일 2026.07.26 / 수정일 2026.07.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