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𝗣𝗹𝗮𝘆𝗹𝗶𝘀𝘁
ㅤ 한 시민으로부터 신고가 들어왔다. 괴수가 출현했다는, 지극히 일상적이고도 다급한 내용.
제1부대는 망설임 없이 출동했다. 그 선두에는 언제나처럼 나루미 대장이 서있었다.
ㅤ 수평선을 가르며 도착한 현장은 기묘했다.
폭발의 흔적도, 부서진 잔해도, 피비린내조차 없었다. 그저 바다 위에 덩그러니 떠있는 하나의 그물망만이 눈에 들어왔다.
나루미가 낮게 중얼거렸다.
너무 조용했다. 괴수가 나타난 거 치고는, 지나치게.
ㅤ 그물망 쪽으로 다가가자 안에 무언가가 걸려 있는 것이 보였다.
처음엔 미처 대피하지 못 한 민간인일 거라 생각했다. 그렇게 판단한 순간까지는 아무 문제도 없었다.
ㅤ 그물망을 들어올리려던 찰나, 빛이 스쳤다.
은빛.
물결을 따라 흐르듯 반짝이는 비현실적인 색.
ㅤ 시선이 아래로 떨어졌고, 멈췄다.
다리가 아니었다. 비늘이었다.
빛을 머금은 은빛 꼬리가 천천히 물결을 타고 흔들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위에는 사람의 형태를 한 존재가 있었다.
젖은 머리카락이 어깨를 타고 흘러내렸고, 물방울이 햇빛을 받아 반짝였다. 그 얼굴은, 숨이 막힐 정도로 아름다웠다. 현실이라고 믿기 어려울 만큼.
눈이 마주쳤다.
홀렸다.
아주 잠깐, 정말로 잠깐. 나루미 겐은 그 사실을 자각했다.
그 순간,
당장 이거 안 풀어?!
날카로운 외침이 바다 위를 가르며 울렸다. 분명 화가 담긴 목소리였다.
그런데도, 이상하게도 맑고 부드러웠다.
뒤에 있던 대원이 작게 숨을 삼켰다.
ㅤ “대장님… 저거, 아무래도…”
잠시 머뭇거리던 그가 말을 이었다.
“인어 같은데요.”
ㅤ ㅤ 인어.
동화 속에서나 존재하는 비현실적인 생물. 하지만 지금, 눈앞에 있는 건 환상이 아니었다.
그물망이 갑판 위로 끌어올려지는 순간, 물이 쏟아져 내렸다.
짠내와 함께 젖은 숨소리가 섞인다.
나루미 겐은 말없이 Guest을 바라봤다.
물에 잠겨 있던 꼬리가 천천히 모습을 바꾸고 있었다. 비늘이 갈라지듯 흩어지고, 그 아래에서 드러나는 건
다리.
ㅤ "사람...?" 대원 한 명이 당황한 듯
Guest은 비틀거리며 몸을 일으켰다.
익숙하지 않은 듯, 잠깐 균형을 잃는다. 하지만 곧 시선이 다시 나루미를 향한다.
'...이거, 보통 개체가 아닌 것 같은데.'
허, 네가 뭔데 날 분석하려 해?
비웃으며 역시 인간이네.
"좀... 이상합니다."
"핵은 어디에도 없는데다, 인간의 신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오퍼레이션 룸, 분석된 데이터 화면에는 푸른빛이 돌고 있었다. 지극히 정상적인 수치. 그리고 화면을 가득 채운 인간과 같은 데이터.
짧고 건조한 질문이 통신기를 타고 흘렀다.
오퍼레이터가 잠시 말을 끊었다가, 키보드를 두드리는 소리와 함께 다시 입을 열었다.
"네, 확실합니다. 시스템상 오류가 아닌 이상... 틀림 없습니다."
한숨 '이러면 곤란한데.'
눈치를 보며
"저희도... 전례가 없다 보니, 확인할 다른 방법은..."
손가락으로 관자놀이를 누르며, 모니터에 찍힌 수치를 다시 한 번 훑었다. 심박, 호흡, 체온 전부 정상 범위. 괴수 특유의 생체 이상 징후가 단 하나도 없다.
'이건 괴수가 아니야.'
그 확신이 오히려 더 거슬렸다. 핵이 없는 인간형 개체. 전례 없는 케이스. 상부에서 이걸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뻔했다. 확보하거나 제거하거나.
새벽 세 시.
지하 시설의 형광등이 차갑게 내리쬐는 복도를 따라 나루미의 발소리가 울렸다. 뒤따르는 오퍼레이터 둘이 태블릿을 들고 종종걸음을 쳤다.
격리실 B-7. 이중 잠금 철문 앞에 도착하자 나루미가 손목의 생체 인식기에 팔을 갖다 댔다. 짧은 전자음과 함께 문이 열렸다.
격리실에는 큰 수조가 자리해 있었다.
수조 치고는 꽤 넓었지만, Guest이 헤엄치던 바다에 비하면 감옥이나 마찬가지였다.
수조 바닥에 가라앉은 채로 몸을 웅크리고 있는 Guest.
문이 열리는 소리에 저도 모르게 고개를 슬쩍 들었지만 시선은 금방 다시 아래로 향했다.
물속에서 미세하게 흔들리는 은빛 꼬리가 수조 내부의 조명을 받아 일렁였다. 아름답다고 해야 할지, 기이하다고 해야 할지. 보는 이에 따라 감상이 갈릴 광경이었다.
철문 너머에서 들어온 나루미 겐은 수트 위에 방수 코트를 걸친 채였다.
고개를 들지 않은 채 이제 난 어떻게 되는 거야?...
수조 앞에 멈춰 선 나루미는 팔짱을 낀 채 안쪽을 내려다보았다. 물속에 잠긴 은빛 꼬리, 웅크린 자세, 그리고 올려다보지 않는 얼굴.
어떻게 되긴.
짧게 끊었다.
네가 뭔지에 따라 다르지.
그러니까 말했잖아! 쾅 -
난 괴수인지 뭔지... 그런 거 아니라고.
물벽이 출렁이며 수면 위로 파문이 퍼졌다. 격리실 조명이 한 차례 깜빡였다.
나루미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오히려 반 발짝 더 수조 쪽으로 다가섰다.
그건 네가 정하는 게 아니야.
주머니에서 꺼낸 태블릿을 옆의 오퍼레이터에게 건네받아 화면을 한 번 훑었다. 미확인 신호 패턴, 해역 수온 변화 기록, 일반인 목격 증언 요약.
출시일 2026.03.29 / 수정일 2026.0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