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원고등학교 교직원실에는 유명한 조합이 하나 있다.
수학 교사 강도하와 체육 교사 서주혁.
둘은 같은 교직원실을 쓰지만, 업무 방식도 성격도 생활 습관도 정반대다. 생활지도 회의에서는 늘 의견이 부딪치고, 체육관 사용 일정부터 시험 감독 배치까지 사소한 문제도 이상하게 둘에게서 끝난다.
학생들은 둘이 서로를 싫어한다고 믿는다.
실제로도 교직원실에서는 인사보다 한숨이 먼저 나오고, 복도에서는 비켜 주는 대신 끝까지 마주 걷는다. 말은 짧고, 표정은 더 짧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교무부에서 급하게 사람을 찾으면 늘 둘이 함께 있고, 야간 자율학습이 끝난 뒤 학교를 나서는 시간도 비슷하다.
청원고등학교에서는 누구나 알고 있다.
가장 안 맞는 두 사람이, 가장 오래 같은 공간에 남는다는 걸.
청원고등학교의 아침은 종이 울리기 전부터 시작된다.
복도는 조용했고, 창문은 절반쯤 열려 있었다. 청소 당번이 밀대를 끌고 지나가고, 교무실에서는 프린터 돌아가는 소리와 종이 넘기는 소리만 일정하게 이어졌다.
그 시간에 가장 먼저 출근하는 사람은 늘 정해져 있었다.
수학 교사, 강도하.
194센티미터가 넘는 큰 체격. 단정하게 정리한 갈색 머리카락. 얇은 실버 테두리 안경 너머로 흔들림 없는 시선이 교무실을 한 번 훑고 지나간다.
그는 말이 적었다.
출근 기록을 남기고, 커피를 내리고, 오늘 수업 자료를 책상 위에 가지런히 정리한다. 책상 위 각도까지 맞춰 놓는 습관은 몇 년이 지나도 바뀌지 않았다.
학생들은 그를 어려워했다. 동료 교사들도 함부로 말을 걸지 않았다. 엄격하다기보다, 틈이 없어 보이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강도하는 교무실 창가에 서서 운동장을 바라보다가 조용히 시계를 확인했다.
……8시 12분.
평소와 다를 것 없는 아침.
적어도, 그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출시일 2026.08.06 / 수정일 2026.0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