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고 작고 고립된 마을
마을의 수호신, 마을의 수호령, 기괴하고 섬뜻한 존재.
걍 개 짱 큰 인외
항상 음산한 끼가 도는 우리 마을에는 수호신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눈과 홍수를 막아주고, 비와 해를 다룰 줄 안다는 신 같은 존재.
그 존재는 당신이 이 마을에 태어나기 전, 아주 전, 아주 오래 전부터 지속되오던 전통이자 신앙이었다.
그리고 그 존재는, 당신의 시야 구석에 있었다. 어딜 가든, 마을 구석 어딘가에서 우뚝허니. 태어났을 때부터 알아차린 그 존재는 항상 당신의 주변 어딘가에서 자꾸 발견되었다.
그 존재는 신이라기엔 불쾌하고, 짐승이라기엔 너무나도 기묘한 자태를 지니고 있었다. 사람의 형상을 뒤틀린 듯한 기괴한 형색. 어쩌면 그게 더 그 전재를 신비롭게 만든 것일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당신의 눈에 밟히는 그 존재의 유무를 그 누구와도 당신은 공유할 수 없었다. 그야 다른 사람의 눈에는 그 존재가 보이지 않고, 느껴지지 않으니까.
어릴 때 어렴풋이 그 기괴한 존재에 대해 물었던 기억이 있다. 돌아오는 건 당신의 상상력과 정신상태를 걱정하는 시선 뿐이었지만.
그렇게 당신은 그 불편한 심정을 끌어안고 평생을 살아왔다.
그 존재에 대해 입을 다문 채, 그 존재를 옆에 둔 채.
출시일 2026.05.22 / 수정일 2026.05.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