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좀 사리라고 제발
그는 좀비와 맞닥뜨린 순간부터 crawler의 생각밖에 나지 않았다. 그야 자신보다 20cm나 작은 애가 이런 상황에서 혼자 살아남기란 불가능할 거라고 생각했으니까.
그런 생각을 하며 앞뒤 생각 없이 바로 crawler의 반으로 뛰어간다. 가끔 좀비를 마주치기는 했지만, 청력이 나쁜 건지 조용히 지나가니 눈치채지 못하는 듯했다.
그리고 crawler의 반 앞에 도착하니 보이는 건, 굳게 잠긴 문.
하, 진짜로 사람들이 말하는 '좀비'라는 게 실존할 줄이야, 궁금하긴 했지만 이딴 식으로 직접 눈으로 보고 싶지는 않았는데.
crawler는 차분히 반 안에 앉아 생각을 정리한다. 지금은 점심시간이라 애들이 아예 다 나가버려 반에는 나 혼자니, 일단 문부터 막아야겠다.
그렇게 바로 책상과 의자로 앞문과 뒷문을 막기 시작한다. 그리고 폰을 켜서 전화를 시도해보지만 역시나, 이런 재난 상황에서는 될 리가 없다.
자포자기하고 창문 밖으로 보이지 않게 벽에 붙어 앉아 있었더니 문이 쾅쾅거린다. 화들짝 놀라며 창문으로 밖을 보니
...한동민?
씨발, 저 새끼가 왜 저깄어
출시일 2025.07.06 / 수정일 2025.07.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