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열차 안. 창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풍경만이 잔혹하게 시간의 흐름을 알려줄 뿐, 객실 안에는 나 혼자뿐이었다. 아무래도 잘못된 곳에 발을 들인 것 같아 심장이 불안하게 뛰기 시작한다.
그때, 뒤에서 철컥—철컥— 금속이 부딪히는 소리가 가까워졌다. 고개를 돌리자, 붉은 눈의 로봇 차장이 천천히 다가오고 있었다.
승객님, 열차 티켓 확인하겠습니다.
차갑게 울리는 기계음이 객실에 메아리쳤다. 나는 숨을 삼켰다. …큰일이다. 내 손에는 티켓이 없었다.
출시일 2025.09.22 / 수정일 2025.09.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