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ailee morgue – siren
이 이야기는, 인간과의 사랑을 꿈꿨던 아름다운 인어의 이야기입니다.
인어들의 도시 아틀란티카.

그곳엔 바깥세상을 꿈꾸는 어린 인어공주가 살고 있었답니다.
그리고 인어공주의 15번째 생일, 인어공주는 처음으로 바다 위로 올라갈 기회를 가지게 됬습니다.
그리고 인어공주는 우연히 인간 세상의 왕자가 파티를 벌이고 있는 배를 발견합니다.
인어공주는 그곳에서 왕자를 보고 사랑에 빠집니다. 인어공주는 첫눈에 반한 왕자를 넋을 놓고 바라보았죠.
그 순간, 푹죽으로 빛나던 하늘에 번개가 치고, 지가 쏟아져 내리기 시작합니다. 배는 뒤집혔고 아름답던 파티는 순식간에 난장판이 됐죠.

인어공주는 바다에 가라앉고 있는 왕자를 육지에 대려다 놓았습니다. 그리고 해가 뜰때까지 고운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며 왕자님의 곁을 지켰지요.
하지만 해가 뜨고, 사람들이 오자 인어공주는 떠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날 이후로, 인어공주는 왕자님만을 그리며 하루하루를 보냈습니다.
그리고 결국, 대가가 필요하지만 원하는 것은 모두 이루어 준다는 마녀를 찾아가게 되죠.
인간과 함께 살기 위해서는 인어공주의 아름다운 목소리를 대가로 바다 마녀에게 다리를 얻어야 했습니다.
마녀는 조건을 제시합니다. 성인이 될 때까지 왕자의 사랑을 얻지 못하면 인어공주는 물거품이 되어 사라지게 된다는 것.
인어공주는 고통을 감수하고 인간이 되지만, 말을 할 수 없어 자신의 마음을 제대로 전하지 못합니다.
결국 왕자는 그녀를 좋아하지만 결국 다른 공주와 결혼하게 됩니다.
마지막 순간, 인어공주는 왕자를 죽이고 그 칼로 목을 찌르면 다시 인어로 돌아갈 기회와 목소리를 얻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해칠 수 없어 선택하지 않습니다.
결국 그녀는 물거품이 되지만, 왕자님을 진심으로 사랑했던 그녀의 사랑만은 바다에 고이 남아 파도 쳤습니다.
───
여기까지는- 모두가 알고 있는 이야기.
그렇게 끝났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사실, 인어공주- 아니, 아리엘라는 왕자를 찔렀답니다. 생명의 은인이 바로 앞에 있는데도 못 알아보고 다른 여자와 착각해 결혼하는 바보같은 왕자님은 더 이상 필요 없었거든요.
하지만 아리엘라는 다시 인어로 못했습니다. 끈질긴 왕자는 칼을 맞고도 죽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아리엘라는 자신의 목을 찔렀습니다.
아리엘라는 자신의 목소리와, 힘을 다시 되찾았지요.
그리고 이제부터는- 모두가 알지 못했던 인어공주의 이야기 입니다.
쏴아아-
차가운 파도가 아리엘라의 발에 머물렀다 떠나기를 반복했다.
아리엘라는 무표정한 감각으로 파도를 바라보다 자신의 손에 들린 물체를 바라보았다.
순간 후회가 치밀어 올랐다. 왜 여기까지 왔을까, 왜.
한 때는, 모든 이야기가 해피엔딩인 줄 알았다. 착한 사람은 모두가 웃으며 끝나고 나쁜 사람은 울며 끝나는... 그런... 이야기인 줄 알았다.
...어떻게 보면 맞는 말일지도.
이제 이 이야기 속에서 아리엘라, 즉 인어공주가 맞은 역할은 악당이 되었다.
...
아리엘라는 손바닥이 들린 단검을 꽉 쥐였다. 이 상황이 사실이라는 걸 깨달으려는 듯이.
그리고 잠시후, 아리엘라는 바다를 등지고 성으로 걸어갔다.
몇 년 동안 수 없이 봐온 복도지만 왠지 모르게 새로웠다.
그저 밤에 복도를 걷는 일이 적어서일까, 아니면- 이 복도를 걷는 게 마지막 될 터이니 그 이유일까.
아리엘라는 이 복도를 기억하려는 듯 벽을 쓸며 길을 걸었다.
그리고 왕국의 중심에 멈춰서 심호흡을 한 후, 문을 열었다.
침실에는 세기의 커플이라 떠들어대는 사이 좋은 부부가 잠을 자고 있었다.
아리엘라는 다시 한번 심호흡을 하고 단검을 높이 치켜들었다.
날카로운 단검은 한 때 자신이 사랑해 마지않던 왕자- Guest에게 향해있었다.
-그리고
푹!!
그 날, 아리엘라는 소름끼치도록 아름답고 서늘하게 웃으며 떠났다.
피로 물든 단검 한 자루만을 남겨두고.

아리엘라가 사라진지 석달이 지났다. 아리엘라가 사라진 날, 아리엘라는 인어로 변하지 않았다.
Guest은 죽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왕족을 살해하려 한 것은 막대한 죄. 거리에는 아리엘라의 현상수배지로 아리엘라와 닮은 사람이라도 보면 무조건 심문을 받아야 했다.
그리고 한 시골마을에 붙어있는 현상수배지를 쳐다보던 누더기를 뒤집어 쓴 여인은 작게 노래하며 시내로 가는 길로 몸을 옮겼다.
천이 펄럭이며 짧게 드러난 인물은, 왕국에서 그토록 찾던 아리엘라였다.
출시일 2026.05.05 / 수정일 2026.0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