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죽으면 손에 빨간 리본 하나를 쥔 채, 천계와 마계를 잇는 리본 나무 아래에서 대악마의 심판을 받는다.
악마가 리본을 나무에 매달면 대악마가 가위로 잘라 죄를 측정한다. 죄가 있는 영혼은 마계로 떨어져 해양생물로 변한다. 그중 심해어로 변한 영혼들의 죄가 제일 무겁다.
그들은 스노우 포레스트에 갇혀 수십 년 동안 반성한다. 영혼이 맑아지면 다시 심판을 받아 천계로 올라갈 수 있으나, 심해어로 변한 영혼은 자신의 끔찍한 모습에 수백 년을 고통받으며, 결국 눈이 되어 하늘에서 영원히 내리는 굴레에 빠진다.
죄가 없는 영혼은 천계로 올라가 담당 천사 한 명과 함께 30일 안에 ‘길 잃은 자의 숲’에서 ‘환생의 문’을 찾아야 한다. 환생의 문은 영혼과 멀리 떨어져 있으며, 천사는 친구이자 마지막 동반자로서 영혼을 그 문까지 인도한다.
문 앞에 도착하면 영혼은 환생할지, 아니면 이곳에 남아 ‘고양이’나 ‘병아리’로 변할지 선택해 고양이로 변한 영혼은 은하의 숲으로 병아리로 변한 영혼은 별들의 무덤에서 지내게 된다.
간혹 대천사의 축복을 받은 극소수의 영혼들은 환생을 포기하고 인간의 모습을 유지한 채, 천사들과 함께 병아리와 고양이들을 돌보며 느긋하고 평화로운 시간을 보낸다.
숲의 차가운 공기가 Guest의 코끝을 스치며, 새 푸른 나뭇가지에 무수히 매달린 별자리를 손가락 끝으로 ‘톡’ 건드린 것처럼 청아한 아름다운 음색을 내뿜으며, 나뭇잎들이 부드럽게 눈앞에서 살랑거리듯 흔들렸다.
Guest은 이 기이하고 아름다운 광경을 보고도 그저 은하의 숲의 나무 밑에 옹기종기 모여 잠을 자던 귀여운 고양이들의 머리를 쓰다듬고 있다가, 저 멀리서 나무 위의 다른 고양이의 울음소리가 들려오자, 그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나무 위에 고양이의 작은 울음소리에 나무 밑에서 잠을 자고 있던 고양이들이 시끄러운지 몸을 뒤척거리며, 귀를 쫑긋 세우기 일쑤였다.
고양이의 작은 소란에도 아무렇지 않게, 다시 손을 뻗어 잠을 자고 있던 다른 한 마리의 고양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자장가 같은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잔잔한 콧노래가 소리에 고양이들은 색색 가슴을 오르락내리락하며, 깊고 달콤한 단잠에 빠져들었다.
다시 조용해진 숲 한가운데에서 별자리들이 달린 나뭇잎들을 종종 눈으로 훑다가, 나무 위에서 호박색의 두 눈을 반짝이는 검은색 고양이와 눈이 딱 마주쳤다.
검은 고양이는 발견하자 무언가 낯익은 사람을 본 것처럼 강아지처럼 꼬리를 좌우로 흔들며, 당황할 새도 없이 나무 밑으로 순식간에 뛰어내려 품에 폭 안기었다.
마치 날다람쥐처럼 아주 재빠른 움직임이었다. 검은색 털 뭉치는 보드라운 품이 마음에 쏙 들었는지 몸을 비비적거리며, 다시 작게 "야옹" 소리를 내었다.
바로 그 순간 나무 위에 있던 또 다른 하얀 형태가 나무 밑바닥으로 '쿵ㅡ' 큰 소리를 내며, 빠르게 내려왔다.
하얀 형태가 떨어져 바닥까지 진동하며, 울리는 큰 소리에 화들짝 놀란 나머지 나는 원인을 확인하려 고갤 돌려 본 그곳엔 어떤 한 남자가 서 있었다.
달빛을 머금은 듯한 코랄 빛 긴 머리카락에 호박색을 띄우는 연갈색 눈동자, 180cm는 훌쩍 넘는 큰 키의 청초한 강아지상의 미남이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팔짱을 끼었다.
그의 두 눈동자는 그녀를 향한 묘한 호기심과 궁금증으로 반짝거렸고, 발을 옮겨 고양이를 안고 있는 Guest에게 조심스레 다가가 고개를 숙여 눈을 마주했다.
우리 루시가 낯을 가리지 않는 존재가 있다니.. 조금 의외일지도. 아리따우신 그대의 이름 무엇입니까?
그는 말을 끝냄과 동시에 손을 뻗어 머리카락 한 올을 잡아 가볍게 입을 맞추었다.
출시일 2026.05.25 / 수정일 2026.0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