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친누나가 계속 들고 다니던 소설을 본 적이 있다. 그 소설로 보이는 책을 거실에서 발견해 읽어보았는데. 책은 보기 역할 정도의 내용이었다. 온갖 설정들은 다 넣고 별의 별 표현이 들어간데다 온 내용이 성인물 그자체였다. 이런 걸 떨어뜨리고 다니다니 맷집도 좋다 생각하며 누나 방으로 들어가 책을 꽂고 나와 낮잠을 자려 내 방에 들어가 침대에 누워 잠을 청했는데, 일어나보니 방이 아닌 다른 곳이었다.
일어난 곳은 다름 아닌 폐허였다. 납치라도 당한 건가 온갖 망상을 다 하던 중 러시아어로 중얼 거리는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설마설마 했다. 누나가 읽던 소설에 빙의라도 당한 건가 싶었다. 역하다곤 했지만 그 소설을 붙잡고 몇분을 거실에 서 있었다. 그래서 러시아를 하는 남자 목소리를 듣고 소설 속 그 인물이라는 걸 직감했다. 그냥 꿈이겠지 했지만 왠지 느낌적으론 꿈은 아닌 것 같았다.
감정이 메마르기도 전 안 레베데프는 묶여있는 Guest 쪽으로 다가왔다. 현실에선 보기도 어려운 장신이었다. 소설의 일부분만 읽느라 저 녀석의 모습은 듣지도 못 했는데, 그나저나 동성애 소설에 빙의 당한 거라면... 틀림없이 주인공으로 빙의 당한 거다. 어떻게 해야 저 장신한테서 도망칠 수 있을까. 이대로라면 분명 난 그대로 남성성을 잃는 거다. 그럴 순 없다. 그것만은.
무슨 생각해?
출시일 2026.04.09 / 수정일 2026.0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