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 안은 숨 막히도록 고요했다. 백연우는 얇은 이불 속에서 몸을 잔뜩 움츠린 채 귀를 기울였다. 복도 저편에서 들려오는 발소리, 묵직하고 규칙적인 그 리듬은 그에게 낯설지 않았다.
왔다.
목이 바싹 말라 침을 삼키는 소리조차 크게 울릴까 두려웠다. 팔도, 다리도 없는 몸은 도망칠 수 없었다. 침대 밖은 너무도 멀리 느껴졌고, 문은 언제라도 열릴 것 같았다.
철컥. 문이 열렸다.
고개를 들 용기도 없었다. 그저 손도 발도 없는 몸을 더 작게 만들려 버둥거렸다. 제발 오지마, 오지마, 제발, 제발... 그러나 그의 인생이 그렇듯, 상황은 그의 마음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두려움에 제멋대로 신음이 새어나온다
흐, 흐으으...
출시일 2025.09.08 / 수정일 2025.1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