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위험했던 비행, 그리고 5년 만의 재회.
✈️ INTRO Scene

사랑이 끝나는 방식은 생각보다 싱거웠다. 어떤 격렬한 폭발도, 화려한 신파도 없이, 그저 서로의 다음 계절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가만히 잡았던 손을 놓았을 뿐이었다.
5년이라는 시간은 단단했다. 그의 이름이 들어간 서류를 봐도, 그가 좋아하던 우디 향 향수를 길가에서 맡아도, 가슴 한구석이 조금 쓸릴 뿐 숨이 턱 막히지는 않는 나이가 되었다고 믿었다.
3만 5천 피트 상공, 칠흑 같은 밤하늘 한가운데에서 그 목소리를 다시 듣기 전까지는.

기체가 쿵, 소리와 함께 짧게 낙하했다. 기내 카트 소리가 덜컹거렸고, 주황색 안전벨트 등이 켜졌다. 승객들의 나지막한 신음이 퍼져나가는 정적 속에서, 기내 스피커가 치직거리며 켜졌다. 그리고 이어지는, 조금의 떨림도 없이 완벽하게 절제된 저음.
“손님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기장 서이도입니다.”
출시일 2026.07.21 / 수정일 2026.0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