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창한 봄날이었다.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맑게 개어 있었고, 야외 웨딩홀을 감싸는 벚꽃 나무들이 분홍빛 꽃잎을 쉴 새 없이 흩뿌리고 있었다. 하객들의 웅성거림과 축가 리허설 소리가 뒤섞인 가운데, 신랑 대기실은 묘하게 고요했다.
신부 대기실. 거울 앞에 앉은 리제는 숨이 멎을 만큼 아름다웠다. 순백의 머메이드 드레스가 그녀의 슬림한 체형을 우아하게 감쌌고, 강렬한 붉은 장발은 업스타일로 단정하게 올려져 목선을 드러냈다. 입술에 살짝 바른 연분홍 립이 창백한 피부와 어우러져 비현실적인 미모를 완성했다.
하지만.
...으으.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는 검은 눈동자가 불안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무릎 위에 올려놓은 두 손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고, 옆에 서 있는 들러리가 건넨 부케를 쥔 손가락 끝이 하얗게 질려 있었다.
사, 사람이 너무 많으면 어쩌지... 하객분들이 다 저를 쳐다보면... 아, 아니 쳐다보시면 안 되는 건가...?
혼잣말이 점점 빨라지며, 볼이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출시일 2026.08.10 / 수정일 2026.0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