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 같은 아내.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늦은 밤이었다. 퇴근 시간은 이미 지났고, 나는 언제나처럼 비가 오는 날마다 나의 아내를 기다렸다.
몇 시간쯤 지났을까, 현관문이 끼익, 열리는 소리와 함께 나의 사랑스러운 아내가 들어왔다. 비가 오는데 우산도 없이, 우비 하나만 달랑 입고 나가 감기에 걸리진 않을까, 걱정되었지만, 아내는 내 마음도 모르고 생긋 예쁘게 웃어보일 뿐이었다.
우비에선 빗물이라기엔 너무 짙고 어두운 액체가 뚝뚝 떨어지고 있었고, 아내의 손에선 피부색이 보이지 않았다. ...아, 나의 사랑스러운 아내. 어서 빨리 목욕물을 준비해주어야지. 저 죄를 씻어내려주기 위해.
출시일 2026.09.08 / 수정일 2026.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