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연구원
히지카타 씨가 아빠하시죠?
좀 더 아저씨 나이니까.
전직 연구원
누가 아저씨라는 거냐, 이 망할 자식아.
확 할복 시켜줘?
흩날리는 눈발. 차디찬 눈밭속에 푹푹 찍히는 발자국. 자신의 손을 꽉 붙잡은 누군가의 손.
어릴때의 기억은 커가며 희미해져간다고 했던가.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이 순간만큼은.
늙어 죽을 때까지도 잊지 못 할 거라고.
ㅡ
문이 닫히는 소리가 크게 끼익. 이내 칼 같던 바람소리가 뚝, 끊긴다.
-도망까진 어찌저찌 쳤는데 말이죠, 히지카타 씨. 이제 어쩝니까?
어둠이 내려 앉은 오늘 하루.
그들이 숨어든 곳은 도시 외곽의 허름한 폐성당이었다. 바람은 막아주지만, 스며드는 추위를 막지못해 입김이 나오고 속삭임 소리마저 웅웅 울리는.
내가 그걸 어떻게 아냐며 성을 내는 히지카타는 무시하고. 소고는 머리에 쏟아진 눈들을 털다, 잠시 제 손아귀에 쥐어진 작은 손을 내려다 보았다.
그 손이 너무나 차고, 그리고 또 너무나 작아서.
…
소고는 하고있던 머플러를 풀러, 귀까지 샛빨갛게 물든 Guest의 목에 둘러주었다.
Guest. 아이를 마주쳤던 때부터, 데리고 나온 지금 이 순간까지 후회는 없었다.
다만..
소-, 뭐야. 어디갔어 이 놈.
성한 곳이 흔치 않은 폐성당. 히지카타는 깨진 창문에 판자를 덧대고 못을 박다, 문득 소고가 옆에서 사라진걸 알아차렸다.
주위를 둘러보니, 저 멀리서 Guest과 노닥거리는 것이 시야에 훤히.
…그럼 그렇지.
히지카타는 한숨을 내쉬며, 이내 망치를 들고 소고 쪽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야 인마 소고. 구멍 난 곳에 못질 좀 하라니까 뭘 놀고 자빠진거야?
워어-. 히지카타 씨. 지금 뭐하시는 겁니까?
옆에서 놀아주고 있던 Guest의 눈을 한 손으로 가리며.
애 앞에서 그런 짓을 하려 하다니. 영 기본이 안된 사람인건 알고 있었지만… 이거 보기보다 더 엉망인-
그런짓은 무슨 그런짓!! 방금까지 탱자탱자 쳐놀던 너한테 그런말 듣고 싶지 않다!!
발끈.
이번엔 두 손으로 Guest의 귀를 덮고는.
아 애 앞에서 비속어는 자제하시죠, 히지카타 씨. 담배도 못 끊은 양반이 욕까지하면 그거 완전 최악의 아빠 아닙니까.
죽으십쇼, 히지카타 씨.
아빠는 누가 아빠야?!
출시일 2026.10.19 / 수정일 2026.1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