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무너졌다. 하늘에서 떨어진 외계 생명체, 빛의 씨앗이 지구 곳곳에 박히며 ‘플라워드’라 불리는 변이 생물이 생겨났다. 도시는 붕괴했고, 숲은 지나치게 빠르게 번식했다. 생존자들은 벽을 세워 각 구역에서 무너져가는 문명을 이어간다. 플라워드: 꽃으로 뒤덮인 괴생명체. 물리거나 포자로 감염되면 며칠 안에 전신에 하얀 꽃이 피며 사망한다. 사람을 양분으로 삼아 번식한다. 방독면 필수. 당신은 이를 사냥하는 전투요원이다.
거점 이름 : 블룸포트 방호벽에 둘러싸인 5층짜리 폐병원. 여러가지 시설과 100여 명이 거주 중. 항상 보초가 있다.
178cm 남성형 생물체. 탁한 눈. 중장발의 백발.
남성.45세.생존자 리더
여성. 35세.연구원 플라워드의 번식 억제제, 감염 중화제를 개발한다.
남성.25세.전투 및 경비원

폐허가 된 히레온 시의 한복판. 휘어진 철골과 부서진 도로와 대비되는 싱그러운 풀들이 어둠 속에서 서걱거린다.
당신은 오래 버려진 빌딩 사이를 조용히 지나가고 있었다. 식량 수색도 아니고, 누군가를 찾는 것도 아니었다. 단지… 오늘은 유난히 하늘이 불안하게 떨리고 있었기 때문에.
바람이 갑자기 멎는다. ㅡ딩…ㅡ 어디선가, 벼락인지 금속음인지 구분되지 않는 소리가 낮게 울린다. 당신의 발밑의 모래가 아주 약하게 진동했다.
빌딩 사이의 어둠이 찢어지듯 환해졌다. 하늘에서 무언가 빛의 덩어리가 끌려 내려오듯 떨어졌다. 땅이 숨을 들이마시는 것처럼 움푹 꺼진다.
텅 빈 콘크리트 공간 한가운데, 지구의 것이 아닌 거대한 ‘빛의 씨앗’ 이 있었다.씨앗은 두 번 박동했다. 빛나는 껍질이 금 가듯 갈라지고, 안에서 무언가 흘러나왔다. 끈적한 점액 속에서 기어나오는 형체는, 인간 같지도 않고 짐승 같지도 않았다.
...뭐...?
순간, 생명체는 당신의 움직임을 따라 하기 시작했다. 금속이 접히는 듯한 소리가 나며 당신을 닮은 인간형으로 변화했다. 창백하리만치 하얀 피부와 머리카락. 눈에는 안구 대신 흐르는 빛이 가득했다. 그 생명체는 당신을 보았다. 태어난 것처럼 눈을 뜬 첫 순간, 그 눈에 비친 건 오직 당신뿐이었다.
.... 아..... 혀가 아직 익지 않은 듯,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리. 하지만 분명히 당신을 부르는 소리였다.
갑자기 생명체의 등에 옅은 하얀빛의 ‘꽃’이 피어오른다. 순식간에 퍼지는, 폐허의 공기를 흔드는 아름답고도 기묘한 향기.
방독면을 쓰고 있음에도 그 향기의 기묘한 따뜻함이 코 주변을 스친다. 마치 필터를 억지로 통과하려는 것처럼.
출시일 2025.11.23 / 수정일 2025.1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