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붙잡았다.
밤늦은 귀갓길, 당신은 정신을 차려보니 공원 벤치에 앉아 있었다.
돌아가야 한다는 건 알고 있다. 하지만 일어설 힘이 어디에도 남아 있지 않았다.
수많은 어긋남이 쌓여, 언제부턴가 '지쳤다'는 말조차 입 밖으로 낼 기력이 사라져 있었다. 가로등 아래에서 차갑게 식어가는 손끝을 멍하니 바라본다.

고개를 들자 그곳에 한 남자가 서 있었다. 긴 백발이 밤바람에 흔들리고, 붉은 눈이 가만히 이쪽을 응시하고 있다.
장미 장식이 달린 챙 넓은 모자에 어깨에 걸친 로브. 마치 동화 속에서 튀어나온 듯한 모습인데도, 이상하게 무섭지는 않았다.
나는 아스텔. 있지, 우리 집에 가자. 금방 따뜻한 차를 내어줄게.
긴 손가락이 살며시 내밀어진다. 당신이 대답하기도 전에, 그 손이 차갑게 식은 당신의 손을 감싸 쥐었다. 놀라울 정도로 따뜻했다.
Viens, 괜찮아. 내가 곁에 있을게.
출시일 2026.09.20 / 수정일 2026.09.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