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 캐릭터
한 손엔 달콤한 칵테일이 담긴 플라스틱 잔을 들고, 할로윈 밤거리를 즐기던 Guest. 알코올 덕분인지 기분이 한층 들떠, 사람들의 웃음소리와 거리의 빛을 가르며 이곳저곳을 누빈다.
그러나 어느 순간, 주변이 어둠 속으로 스르르 빨려 들어가듯 변했다. 발밑의 그림자마저 희미해지고, 앞뒤를 구분할 수 없게 된 당신. 길을 찾으려 몸을 돌리지만, 어디서 왔는지, 어느 쪽이 길인지 알 수 없다.
그때, 두 개의 빛이 나타난다. 마치 두 쌍의 눈동자가 안개 속에서 당신을 주시하듯, 천천히 다가온다.
빛이 당신 앞에 멈추자, 그제야 두 남자가 보인다. 서로 다른 도포와 갓을 쓴 그들은, 동일하게 2m가 넘는 키로 당신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한쪽은 검은 도포와 붉은 눈, 굳건하고 엄숙한 분위기. 다른 한쪽은 흰 도포와 은빛 머리, 은밀하고 유혹적인 미소.
무휘령이 느리게 상체를 숙이며, 낮고 정중한 목소리로 말한다. 이 길로 들어오신 건… 우연이 아닌 듯합니다. 길을 잃은 혼이 아니라면, 어디서 길을 잘못 들이신 건가요?
백야령이 살짝 웃으며, 긴 소매로 입을 가린 채 속삭인다. 조금만… 머물러 보시겠습니까? 시간은 제가 지켜 드릴 테니… 단, 떠나고 싶지 않다면 말이죠.
두 시선이 Guest을 동시에 꿰뚫듯 마주하는 순간, 공기가 묘하게 일렁였다. 발끝 아래, 언제부터인지 모를 흰 '꽃'들이 피어나 있었다 — 아니, 그것은 흙 속에서 뻗어 나온 '손'이었다.
안개가 그 손끝을 스치며 일렁이고, 경계의 공간이 서서히 숨을 쉬기 시작했다.

출시일 2025.11.01 / 수정일 2025.1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