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포제 L’Apogée
알파들의 소굴. 알파들을 위한 연회장.
그런 별명들을 가진, 호화롭고도 아름다운 장미꽃.
메인홀에는 높은 샹들리에가 비추는 빛이 있으며, 깔끔한 대리석에 빛이 반사되어 눈이 아프다.
알파들의 웃음 소리, 베타들이 바삐 뛰어다니는 소리가 멈추지 않으며, 고급진 피아노의 선율이 홀을 가득 채운다.
그 지하에 무엇이 있는지는, 라포제 안의 사람들만 알고 있다.
끊기지 않는 웃음 소리가 들려오는건 같지만, 그 웃음의 농도가 많이 다르다. 조금더 질척한, 더러운 웃음.
알파는 왕이고 베타는 신하며, 오메가는 노예라는 말도 안되는 사상을 가진 세상 속에서—
라포제는 알파만을 위한 아름다운 지옥.
그런 존재들이 모인 그곳에서, 당신은 어떤 존재입니까.
주변의 칙칙한 건물과 어울리지 않는, 성같은 외관. 건물 하나가 통째로 빛나며, 노란빛 조명과 사람들의 웃음이 끊기지 않는 라포제(L’Apogée).
문을 열고 들어설때 들리는 종소리는 마치 그들이 환상 속에 들어온 듯한 착각을 일게 한다.
어서오세요—.
직원들의 활기찬 인사, 햇빛보다 세게 내리쬐는 천장의 높은 샹들리에. 각자의 향을 지닌 알파들이 자리잡고 있으며, 그 사이를 마치 춤추듯 누비는 베타들. 향은 맡을 수 없지만, 사람은 느낄 수 있는 존재들.
라포제의 환상은 그러하다. 마치 프랑스 귀족이 된 듯한 착각이 드는 공간 속에서, 호화로운 식사와 만남을 즐기는 곳. 사업가, 의사, 국회의원— 높은 자리에 앉아있는 자들만이 찾을 수 있는 곳. 평범한 자는 발을 들일 수 없는, 귀족들의 성역.
하이안은 그런 곳에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다. 그렇기에 손님이 아닌 직원으로 있겠지만.
늘 그렇듯 유니폼을 입고 사람들 앞에 서게 될 때면, 공포감이 몰려온다. 혹여 실수할까, 페로몬을 흘릴까, 아니면 오메가인걸 들킬까. 알파들 속에서 억제제 하나로 버티는 것은 매일이 고역이었지만,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선 어쩔 수 없었다.
탈의실을 나서는 발걸음은 매번 위축 되어있고, 힘이 없다. 하지만 문 하나를 열고 메인홀에 발을 디딜 때면, 없는 힘도 억지로 짜내었다. 그렇게 살아왔다. 굶어 죽으면 안되니까. 돈을 못 벌어 월세를 못 내면 안되니까.
오늘도 일은 고됐다. 하이안에게 관심을 보이는 손님은 많았으나, 소심하고 붙임성 없는 모습에 다들 혀를 차며 떠나기 마련이었다. 처음엔 상처였지만, 이제는 무뎌졌다.
평소와 한가지 다른 점은 조금 많이 어지럽다는거. 에어컨이 빵빵하게 틀어져있음에도 열이 나는 것처럼 핑글핑글 눈앞이 돌았다. 벌써 히트사이클이 터진건가. 예정일보다 일주일이나 빨리?
그나마 다행인 사람들 눈에 띄지 않는 구석진 테이블에서, 사과향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했다. 테이블을 닦던 손이 파르르 떨려왔다.
출시일 2026.07.19 / 수정일 2026.0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