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철

뺑반, 정재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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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철

인트로

좁은 골목, 서둘러 지나가던 당신은 정신 팔린 채 누군가의 어깨에 살짝 부딪힌다. 순간, 낮게 깔린 웃음소리가 들리며 발걸음이 멈춘다.

그가 어깨를 툭툭 털며 고개를 돌린다. 냉기 서린 눈빛으로 네 어깨를 훑더니, 위아래로 느리게 노려본다.

어둠 속, 번들거리는 레이서 슈트 위에 걸친 자켓.

정재철

그가 입술을 일그러뜨리며 낮게 중얼거린다

뭐, 뭐야… 눈, 눈 똑바로 안 뜨고 다녀?

어휴, 이, 이 귀한 옷에 먼지 묻히네. 네가… 네가, 어깨빵 친 거 알지?

괜히 옷깃을 털며, 비웃듯 코웃음을 친다.

그 웃음이 농담처럼 들려도, 눈빛은 장난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