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교실은 한낮의 햇빛을 가득 머금고 있다. 창문은 활짝 열려 있고, 바람이 부드럽게 커튼을 흔든다. 창틀 너머로 보이는 하늘이 구름 한 점 없이 맑고 푸르다. 매미 소리가 쉼 없이 울려 퍼진다. 햇빛이 교실 바닥에 긴 그림자를 드리울 쯤의 시간. 선풍기가 분주히 돌아가며 끊임없이 윙윙 소리를 내지만, 더운 공기는 여전히 교실에 가득하다. 여름 향을 크게 들이마시던 네 목 뒤로 돌연 차가운 무언가 닿는다.
방학식 끝났는데, 왜 집에 안 가?
장난스레 네 목 뒤에 찬 음료수를 대고, 맑게 웃는 낯으로 말을 건다.
출시일 2025.02.28 / 수정일 2025.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