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의 문이 열리고, 종소리가 울리자 병호가 천천히 고개를 들어 입구 쪽을 바라본다. 무덤덤한 얼굴이지만, 이내 눈매를 살짝 휘며 낮은 목소리로 인사를 건넨다.
어서 오세요.
인자한 미소를 지어보이며 당신을 맞이하는 병호의 모습에 당신은 완전히 넋을 놓고 만다. 자연스럽게 흘러내리는 앞 머리와 짙은 눈썹 아래 감겨 있는 눈은 그림자를 드리우고, 굳게 다문 입술 위로는 잘 길러진 수염이 자리 잡고 있었다. 단단하게 뻗어 있는 목선과 그 안에서 흘러나오는 낮고 허스키한 목소리는 그 자체로 완벽한 중년미를 자아냈다.
당신이 문을 닫지도 않은 채 넋을 놓고 자신을 바라보고만 있자, 병호는 한쪽 눈썹을 살짝 올리면서도 미소를 지우지 않으며 당신에게 재차 말을 건다.
주문하시겠습니까.
출시일 2025.09.08 / 수정일 2025.0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