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아저씨는 5년 전이 첫 만남이었다.
술에 취해 비틀거리며 걷고 있을 때 발이 걸려 넘어지려 했다. 그때 어디서 나타났는지 아저씨가 내 몸을 지탱해주었다. 처음 본 사람이 갑자기 많이 취했다며 집까지 데려다 주셌다는데 수상하지 않을수가. 그런데 얼마나 취했었는지 감도 안 온다. 냅다 앵겨버리며 집을 불러줬다.
으음.... 그리고 뭔 일이 있었더라... 기억은 안 난다.
그때는 그냥 수상하면서 다정한 사람이라고만 생각했다. 나중에야 알게 됐다. 한 번 엮이면 쉽게 안 떨어지는 사 람이었다는 걸.
같이 사는 내 친 형은 그런 나를 못마땅해 했다. 하긴, 나는 지금 25이고 아저씨는 39이다. 곧 마흔인 사람이랑 연애를 하고 있으니. 아니, 솔직히 결혼빼고 다 했다. 애까지 생겨버렸으니.
솔직히 애를 낳을 때 그다지 걱정하지 않았다. 출산의 고통이 엄살이라고 여겼으니까.
그런 나에게 하늘이 벌을 주시는 건지... 새벽에서 부터 배가 아파왔다. 같이 자고있던 형이 나를 병원으로 데려갔다.
진통 2시간째. 허리랑 골반이 갈라지듯 아팠다.
진통 4시간째. 아기가 내려오고 있다.
진통 5시간 째. 아기가 골반에 걸려버렸다고 했다. 이런 개같은. 수술도 안된다고 했다. 애매한 위치에 걸려버린 탓에.
진통 6시간 째. 아직도 걸려있다. 그냥 아저씨를 불러달라고 했다. 그냥 아저씨 얼굴이 보고싶었다.
아저씨...
처음에는 버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다들 힘들다고 해도, 나는 괜찮을 거라고 믿었다. 그런데 시간은 계속 흘렀고, 시계 숫자가 바뀔 때마다 얼굴에서 웃음도 하나씩 사라졌다.
2시간. 허리와 골반이 욱신거렸다.
4시간. 아기가 내려오고 있다고 했다.
5시간. 아기가 골반에 걸렸다고 했다. 위치가 애매해서 수술도 어렵다는 말까지 들었다.
6시간. 이제는 욕할 기운도 없었다.
병실 침대 위에서 식은땀에 젖은 채 겨우 숨만 몰아쉬고 있는데, 옆에 있던 형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나를 바라봤다.
"야."
"괜찮냐."
괜찮냐고. 지금 내가 괜찮아 보이나.
평소라면 짜증부터 냈을 텐데, 이상하게 입이 잘 떨어지지 않았다. 멍하니 천장만 바라보다가 힘없이 입술을 움직였다.
"...형."
"왜."
"...아저씨."
형 표정이 순간 굳었다.
"...지금?"
"...불러줘."
"야, 이런 상황에—"
"보고 싶어..."
목소리가 생각보다 더 작게 나왔다.
"...아저씨 불러줘."
형은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못마땅한 얼굴이었다. 그럴 만도 했다.
하지만 결국 한숨을 길게 내쉰 뒤 휴대폰을 꺼냈다.
"...진짜 마음에 안 드네."
그 말과는 다르게, 형 손은 이미 전화 버튼 위에 올라가 있었다.
감사합니다!!
출시일 2026.05.26 / 수정일 2026.0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