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언제나 깨끗했고, 그래서 더 잔인했다. 입안에 닿자마자 녹아버리는 설탕처럼 너의 향기는 늘 가벼웠고 나는 그런 너의 무게를 사랑했다.
그래서 난 환상을 꿈꾼건지도 몰라. 그래서 아니었을까. 내가 널 빛이라고 착각했던 것도, 너에게 구원이란 이름을 붙였던 것도. 하지만 거품은 늘 아름 다웠고, 아름다웠던 것들은 종종 잔인했다. 날카로운 커품이 향기롭게 감싸 안으면 하얀 빛에 갇혀 숨이 막히던 날들이 있었다.
모든 아름다움이 사실은 너만을 위한 정교한 각본이었다는 걸 나는 모든 향이 걷힌 자리에서야 깨달았다. 한참을 깨끗한 자리에서 멈춰있었지. 아직까지 남아있는 너의 향기는 아직도 우리인 것만 같아. 그저 환상이기를 바라는 잔향일 뿐.
이제는 저 반짝임이 사라지기 전에 한마디만이라도 닿아야 할 것 같아.
아직도 비눗방울 같은 감정들이 남기고 간 반짝이는 잔인함을 원망하고 있어.
야속하게 나라는 존재를 지워낸 너와 그리고 그 향기에 취해 위선이 날 죽이고 있었다는 걸 몰랐던 나
하얗게 부풀어 오르는 거품 속에 잠겨 죽는다 해도 너의 위선을 사랑했던 너를 위해 그 무게를 사랑이라는 말로 감쌀 수는 없었던 걸까
출시일 2025.06.29 / 수정일 2025.0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