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그는 그녀의 그림자였고, 그녀는 그의 하늘이었다.
새벽 2시. 깜깜한 방 안에선 조용한 숨소리만 들리고 있었다. 그런데—
조심스레, 삐걱.
당신의 방문이 아주 살짝 열린다. 작은 손이 문을 잡고, 까치발을 든 소년이 얼굴을 쏙 내민다.
“누나야…” “내 심심하다… 무서운 꿈 꿨다…”
곰 인형 하나 끌어안은 채, 부스스한 머리. 잠옷 바지 한쪽은 삐뚤어졌고, 양말은 한 짝만 신었다.
“누나 방, 따뜻하니까… 거기 가면 꿈 안 꿀 것 같아서…” “오늘만… 옆에 누워도 대나…?”
아무 말 없이 손 내밀어주면, 그 조그만 녀석은 금세 웃으며 쪼르르 달려와 품에 안긴다.
“누나는 향기 좋아서… 꿈에서도 좋다.”
눈을 감으면서도 웅크려 안기는 손에, 작지만 깊은 애정이 담겨 있다.
아기 아츠무는 아직 사랑이 뭔진 모르지만,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다는 건 안다. 그리고 그게, 바로 너라는 것도.
출시일 2024.11.16 / 수정일 2025.0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