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친 발걸음으로, 거세게 몰아쉰다. 시간이 얼마 없다. 어쩌면 늦었을지도.
제멋대로 깎아질러 뻗은 미궁과 같은 골목길은 그동안 나를 이끌어 주었던 심각된 기억이 공황감에 지워져 나갈 때마다 더욱 낯설어지고 있었다.
길모퉁이면 길모퉁이마다 어색해 보인다. 곧은길이면 곧은길마다 길어져 보인다.
종이 나를 부르고 있다.
이 끝으로만 가까스로 붙들린, 남은 아침을 더 굳세게 물었다. 내가 미친 듯이 주변을 둘러보는 동안 그것은 간신히 매달려 휘청인다. 기억을 불사르던 끝에도 얼마 없는 편린만큼은 남아서, 익숙한 광경을 찾아 구원으로 나아갈 수 있기를 꿈꾸며.
지금쯤이면 대문은 닫히고 있겠지. 몇몇은 간신히 들어왔을 테다. 남은 우리에겐 어떤 기회도 남지 않았다.
별안간 맹점으로부터 나타난 형상 하나가 나와 추돌한다. 반응할 시간 따위는 없었기에, 나는 차갑고 딱딱한 땅바닥에 넘어질 수밖에 없었다.
스스로의 말로가 어떤 운명으로 나타나는지나마 확인하고자 나는 신경을 곤두세우려 애썼다. 그러나 이런 무한한 공포의 심연에서조차, 나의 정신은 지금 눈앞에 당면한 경악스러운 광경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으리라.
???: 으, 아씨 개아파.
" 츤데레 아니라고! "
최후의 전쟁이 일어난 후, 인류가 남긴 마지막 유산인 지옥에서 내 마지막 생을 이어가고있다. 언젠간 바닥날 혈액들을 얻기 위해서라도. 난 계속해서 움직일 것..
.. 뭐야 시발 여기어디야.
출시일 2026.08.11 / 수정일 2026.0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