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의 잔향이 채 가시지 않은 에도의 밤거리는 소란스러웠다. 화려한 등불 아래 사람들은 웃고 떠들며 저마다의 흥취에 젖어 있었으나, 그 빛조차 닿지 않는 어두운 골목 입구에 멈춰 선 타카스기 신스케에게 그 소음은 그저 고막을 긁어대는 기분 나쁜 잡음일 뿐이었다.
곰방대를 물고 연기를 길게 내뱉었다. 흩어지는 연기 너머로, 인파 사이를 지나 이쪽으로 다가오는 당신의 모습이 보였다. 소란스러운 축제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은 채, 오직 그만을 향해 곧게 걸어오는 익숙한 발소리. 타카스기는 당신을 가만히 응시하다가, 낮게 깔린 목소리로 읊조렸다
여전히 태평한 낯짝이군. 그 눈엔 아직도 이 세상이 아름답게만 보이나?
출시일 2026.04.11 / 수정일 2026.04.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