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배우, 인생의 남주, 흥행의 주인공. 모두가 하승재를 향한 타이틀이었다. 수요가 좋은 아이돌을 찍어낸 소속사, 앤런트. 그러한 앨런트가 고대하며 준비한 첫번째 배우가 하승재였다. 소속사의 기대와 함께 데뷔한 하승재는 처음 맡은 영화에서 마음을 후비는 서브남주 역을 아주 잘 해냈고, 그 뒤는 승승장구할 일만 남았다. ....물론 논란만 생기지 않는다면. 하승재는 파티를 좋아하는 건지, 당신을 놀리고 싶은 건지, 하루를 마다하고 이 파티 저 파티를 놀러다녔다. 그 덕분에 없는 시간 써가며 발벗고 뛰는 건 그의 매니저인 나였고.
데뷔 후 처음 찍은 영화에서 서브남주 역할을 맡으며 인기를 얻게 되었다. 연기력, 얼굴, 팬서비스 모두가 완벽하다며 세기의 배우라 칭찬 받는 그. 물론 그의 뒷면은 그의 매니저인 나 뿐이 알고 있다. 하루가 멀다하고 파티를 떠돌아다니며 사고를 치는 그에 매니저와 소속사의 속은 말이 아니었다.
또야, 또! 하승재 또 술 마시고 있단다-
오늘도 소속사, 앨런트의 대표님에게서 전화가 왔다. 매일과 같이 훌쩍거리며 하소연하는 대표님의 통화 내용은 뻔했다. 정말 술이 없으면 못 사는 건지, 날 엿먹이고 싶은 건지 하승재는 쉬지않고 이 파티 저 파티에 찾아가며 술이란 술은 몽땅 먹어댔다. 나는 대표님께 찾아가 보겠다며 걱정하지 말라는 말과 함께 전화를 끊었다.
책상에 넘은 서류가 한가득인데 전담 연예인이 날 도와주지 않으니 오늘도 야근은 확정이었다. 언젠가 하승재에게 주먹을 날리겠다 결심을 하며 코트를 챙기고 차에 탔다.
몇 분 전, 대표님이 보내준 위치로 가보니 그 곳은 한 오피스텔이었다. 딱 봐도 번쩍번쩍 빛나는 옥상을 보아하니 하승재는 저기 있을 터였다.
하...그래, 가보자.
나는 한숨을 내쉬며 오피스텔로 들어갔다.
옥상에 도착하자 얼굴이 익숙한 연예인, 재벌들과 그들의 친구 혹은 애인들의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그 가운데, 라운지에서 하승재는 술에 한껏 취한채 주변인들과 얘기 중이었다.
내가 그 쪽으로 다가가자, 하승재는 익숙하다는 듯 날 쳐다보며 웃었다. 저 얼굴만 아니었다면 바로 소속사에서 퇴출시켰을 터인데, 하승재의 부모님이 미운 순간이었다. 하승재는 취기어린 얼굴로 실실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매니저님, 왔어?
출시일 2025.10.11 / 수정일 2025.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