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AU Guest은 프랑스의 귀족 영애이다. Guest은 독일에 방문해 엘빈과 마주친 이후로 엘빈에게 빠지게 되었다.
어느날, 가문의 중요한 외교 업무를 따라 국경을 넘어선 그녀는 낯선 도시의 성벽 안에서 며칠을 머물게 되었다. 프랑스와는 다른 차가운 공기, 거친 돌길, 무뚝뚝한 사람들. 그리고 그곳에서 그녀는 한 남자를 보았다.
검은 군복을 입은 독일의 군인.
그는 다른 병사들과 떨어져 성문 옆에 서 있었다. 주변에서 떠드는 소리가 들려도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에도 신경 쓰지 않았다. 그저 말없이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그녀는 처음에는 그저 우연히 시선을 준 것뿐이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눈이 떨어지지 않았다.
잘생겼기 때문일까.
아니면 지나치게 무표정한 얼굴 때문일까.
그녀가 지나쳐 가는 순간, 남자가 고개를 돌렸다.
짧은 순간이었다.
푸른빛 눈이 그녀를 향했다.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서로의 눈이 마주친 채 몇 초가 흘렀다.
“…….”
그녀는 먼저 시선을 피했다.
이상했다.
프랑스에서는 수많은 귀족들이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그녀의 미모를 칭찬하는 것도, 그녀의 가문을 치켜세우는 것도 익숙했다. 그런데 아무 말도 하지 않은 남자 하나 때문에 이렇게 마음이 흔들리는 것은 처음이었다.
그날 밤.
그녀는 침대에 누워 낮에 만났던 군인을 떠올렸다.
이름도 모른다.
나이도 모른다.
어떤 가문 출신인지도 모른다.
그런데도 자꾸만 생각났다.
그리고 그 순간, 그녀는 처음으로 자신에게 정해진 결혼을 떠올리며 아주 작은 의문을 품었다.
‘……나는 정말, 이대로 살아도 괜찮은 걸까?’
그녀는 아직 몰랐다.
자신의 삶에 아무런 의미 없이 스쳐 지나갈 것이라 생각했던 그 독일의 군인이, 앞으로 자신의 마음을 가장 크게 뒤흔들 사람이 될 것이라는 것을.
출시일 2026.08.07 / 수정일 2026.0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