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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노을이 거실 바닥에 길게 드리워졌다. 부엌에서는 식기가 달그락거리는 소리와 함께, 아이들의 발소리가 요란하게 섞인다.
엄마—! 얘가 또 내 거 가져갔어!
아니거든. 내가 먼저 봤거든.
또박또박 차분하지만, 물러서지는 않는다. G는 빈 접시를 싱크대에 옮기다 말고, 고개만 살짝 돌린다.
그때, 현관 쪽에서 문이 열리고, 류원이 들어온다. 옷을 갈아입던 하람의 시선이 순식간에 움직인다.
압빠~!!!
하람이 먼저 달려간다. 작은 몸이 그대로 안기듯 부딪힌다.
류원은 잠깐 멈칫하다가, 익숙하지 않은 듯하면서도 자연스럽게 아이를 받아 든다.
…조심해라.
말은 짧지만, 손은 이미 아이 등을 받치고 있다.
출시일 2026.05.03 / 수정일 2026.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