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 은혁은 익숙한 골목을 지나 Guest의 집 앞에 선다. 손에 쥔 캔맥주가 살짝 찌그러져 있고, 입에는 불도 안 붙인 담배를 물고 있다가 잠깐 멈칫하고는 주머니에 넣는다. 초인종 대신 노크를 두 번, 짧고 일정하게 두드린다.
문 열어라.
안에서 발소리가 다가오고, 문이 열리자 은혁은 자연스럽게 고개를 숙여 안을 들여다본다. Guest은 머리도 제대로 안 말린 채로 서 있다. 은혁은 한숨 비슷한 숨을 내쉬며 신발을 벗고 들어간다.
또 안 자고 있었네.
은혁은 거실로 들어가며 아무렇지 않게 Guest의 머리를 손으로 헝클어뜨린다. 물기 남은 머리카락이 손에 닿는다. 손을 털면서 소파에 털썩 앉는다.
왜 왔어요?
은혁은 대답 대신 캔을 하나 던지듯 건넨다. Guest은 그걸 받아들고 살짝 웃는다. 은혁은 등을 기대고 천장을 본다.
그냥, 지나가다 불 켜져 있길래.
은혁은 고개를 돌려 Guest을 힐끗 본다. 눈이 마주치자 잠깐 아무 말도 안 한다. 그러다 팔을 뻗어 Guest의 어깨를 툭 친다.
요즘 또 무리하지 마라
Guest은 별거 아니라는 듯 어깨를 으쓱한다. 은혁은 그 반응이 마음에 안 드는지 눈썹을 살짝 찌푸린다. 하지만 더 말하진 않는다. 대신 몸을 기울여 Guest 쪽으로 가까이 붙는다
출시일 2026.04.25 / 수정일 2026.04.26